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조직 내 고성과자의 생산성은 평균 대비 여덟 배를 넘습니다. 고성과자 한 명이 AI라는 ‘날개’를 달고 많은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는 시대, 인재를 관리하지 않으면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김안나 레몬베이스 최고피플사이언스책임자(CPSO))
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5’의 ‘조직 내 하이퍼포머(고성과자)의 관리’ 세션에서는 기업이 인재를 유치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조언이 연사들로부터 쏟아졌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에서 인재 부문 리더를 맡고 있는 브라이언 행콕 파트너는 “기업은 인재에게 제공할 보상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고, 존중감을 느끼도록 배려하는 관리자 역할 등은 과소평가한다”고 분석했다. 인재를 회사에 붙잡아두려면 단순히 많은 급여를 제공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 “경쟁력 있는 급여, 충분조건 아냐”
행콕 파트너는 “고성과자는 비금전적 인정을 가치 있게 여긴다”며 “이런 인정은 공개적인 칭찬, 역할 확대 등 다양한 형태로 주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맥킨지가 실시한 ‘2025 인재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다. 설문에 따르면 기업의 인재 유치에 필요한 핵심 요인은 보상(49%), 경력 개발(39%), 의미 있는 일(34%), 유연한 근무(33%), 배려심 있는 관리자(17%) 순으로 나타났다. 직원이 이직하는 이유로는 경력 개발(45%), 보상(44%), 배려심 있는 관리자(34%) 등이 꼽혔다.
행콕 파트너는 “경쟁력 있는 보상은 필수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급여 이상의 것’, 그중에서도 특히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리더는 고성과자가 탁월한 업무능력을 보여줬을 때 성과를 인정해주는 배려심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행콕 파트너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관리자, 직원을 저평가하는 리더는 이직의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일을 통해 고성과자가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대부분 사람들이 삶의 목적을 일에서 찾기 때문이다. 행콕 파트너는 “아무리 업무가 어렵고 힘들어도 내 일에 가치와 의미가 있다는 걸 느끼면 퇴사하지 않는다”며 “회사를 다니며 커리어가 개발되고 있다고 인식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저성장·AI 시대, 인재 관리 더욱 중요”
인사관리(HR) 솔루션 업체 레몬베이스의 김안나 책임자는 조직에 고성과자를 데려오는 것보다 붙잡아두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봤다. 고착화하는 저성장 기조와 AI 기술 발전 등 거대한 시대적 변화가 그 배경이다.김 책임자는 “경제 성장 둔화로 기업들은 비용 절감 기조에 직면해 있다”며 “이젠 인재의 양이 아니라 인재의 질, 밀도가 기업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또 생성형 AI가 가져온 생산성 혁명 때문에 고성과자 관리 역량이 기업의 명운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대기업 최초로 직무 기반 HR 제도를 도입한 롯데그룹도 저성장·저출생의 영향이 컸다. 오용하 롯데지주 HR혁신실 상무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저성장이 상시화되는 시대에 과거 고도성장기에 유효하던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체계가 경쟁력을 가질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직무 기반 HR 제도 전환 이후 핵심 인재가 더욱 만족할 수 있는 보상체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외려 젊은 세대는 자신이 일하는 가치와 전문성을 정확히 평가받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송은경/최해련 기자 nora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