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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데니스 "외국인에 열린 K프랜차이즈 덕에 사장님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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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데니스 "외국인에 열린 K프랜차이즈 덕에 사장님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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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시아 출신 동포를 일컫는 ‘고려인’은 더 이상 먼 이웃이 아니다. 국내에 체류하는 고려인은 최근 10년간 다섯 배 증가해 10만8000여 명에 달한다. 정부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생업은 제조업, 농업, 건설업 등이 74%로 단순 노무직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인구가 늘면서 다른 분야로의 도전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국내 편의점업계에 첫 고려인 점주가 나왔다.

    BGF리테일은 지난 9월 서울 신림동 ‘CU 관악우림점’을 열었다. 점포 경영주는 고려인 김 데니스(사진)다. 그는 지난 5일 “편의점을 경영한 경험이 전혀 없지만 한국의 훌륭한 유통 인프라 덕에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다”며 “모국에서 받은 따뜻한 환영과 도움을 잊지 않고 한국 사회에 기여하며 갚아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 데니스는 카자흐스탄 출생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대학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러시아에서는 화장품 수출입 회사에서 일했고 택배 물건을 수령할 수 있는 픽업센터를 운영하는 사업도 했다. 그는 “러시아는 문 앞에 택배를 두면 도난 위험이 있어 온라인 쇼핑 구매자들은 지정된 픽업센터를 통해 상품을 수령한다”고 설명했다. 픽업센터를 통해 물류와 공급 등 유통 전반의 경험을 쌓았다.

    연고가 딱히 없는 김 데니스가 한국에 온 건 부모의 치료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반년간 지내며 러시아에 살 때보다 훨씬 안전하고 교육·문화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몇 달간 한국 곳곳을 여행하며 러시아에 돌아가지 않을 생각을 하게 됐고 함께 온 아내와 두 아들도 한국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생계였다. 어떤 일을 할지 알아보다 픽업센터 운영 경험을 살려 편의점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국내 편의점도 러시아의 픽업센터처럼 택배를 수신·발신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는 데 착안했다. 때마침 동포 지원기관인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가 BGF리테일과 협약을 체결하고 고려인 편의점 창업을 돕기로 한 점도 편의점 창업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결심이 서자 러시아에서 픽업센터를 운영하며 모은 돈 전부를 편의점 개업에 투입했다.

    김 데니스는 “정착 6개월 만에 편의점을 차릴 수 있었던 비결은 공사 시작부터 오픈까지 2주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본사가 일 처리를 빨리 해줬기 때문”이라며 “한국식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의 빠른 속도와 본사 직원들의 근면함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 실력이 완벽하지 않기에 외국인으로서의 신선한 시각과 진심을 담은 서비스정신으로 매장을 가꿔나가고 싶다”며 “선진 유통 시스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며 저를 품어준 한국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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