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석유화학 업계에 사업재편을 조속히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구 부총리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4일 구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석유화학 업계는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 재편안을 내겠다는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금융권도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단 자율협약을 체결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기업들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구조조정 안은 도출되지 않았다.
이날 구 부총리는 “최근 대산 산업단지에서 논의가 일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일부 산업단지와 기업의 사업재편은 여전히 지지부진해 업계의 진정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스스로 약속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속도전을 펼쳐달라”며 “업계가 이번 골든타임을 허비한다면, 정부와 채권금융기관도 ‘조력자’로만 남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석유화학 구조조정에 대해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지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만기 연장, 금리 인하 등의 금융 지원도 기업의 자구 노력이 전제다. 구 부총리는 “먼저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산업단지와 기업에는 더 빠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배가 기울 때 자기 짐만 지키려다 결국 침몰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정부가 막상 중재에는 소극적이다”, “한 발 물러서있는 탓에 기업끼리 갈등만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는 석유화학 구조개편 추진현황 외에도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선방안 등이 논의됐다. 철강업계에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정보제공 플랫폼을 수요자 편의에 맞춰 통합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구 부총리는 “이번 한미 관세협상을 통해 다시 한번 국력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대외 불확실성에도 큰 흔들림이 없도록 주력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