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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중고차 뜨는데, 부품은 태부족…폐차장 통째로 사들여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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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중고차 뜨는데, 부품은 태부족…폐차장 통째로 사들여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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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경기 포천시 내촌면에 있는 대형 폐차장 카랜드. 3만3000㎡ 규모 부지에 국내 소형차부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폐차된 차량 5000여 대가 쌓여 있었다. 그 옆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출신 바이어들이 번호표를 받고 있었다.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건 폐차가 아니었다. 폐차 처리장 옆 커다란 전시장에 놓여 있는 차량 부품이었다. 엔진부터 기어, 타이어휠, 헤드램프 등 부품별로 보관돼 있는 그곳에서 부품 상태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대기 중이었다.
    ◇ 부품 해체 업체로 거듭난 폐차장
    국내 폐차 업체들이 부품 재활용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과거엔 연식이 오래된 차량이 들어오면 한 대라도 더 빨리 폐차하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가능한 한 많은 부품을 떼어내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국내 차량과 부품의 내구성이 좋아진 데다 해외에서 한국 중고차 및 부품을 찾는 수요가 급증해서다.


    카랜드도 폐차 전문 업소에서 폐차 부품 해체 업체로 변신했다. 폐차하면 고철값밖에 못 받지만 부품을 따로 떼어 팔면 수십 배 이상 이윤을 더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송기헌 카랜드 대표는 “2~3년 전과 비교해 중고차 부품을 찾는 해외 바이어가 20~30%가량 증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래된 차량이라고 단순 폐차하는 건 돈을 그냥 내다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중고차 부품이 ‘금맥’이 됐다고 단언했다. 폐차 보상금 시세는 소형차가 약 60만원, 중형차가 100만원가량이다. 대형차와 승합차는 80만~15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차 한 대에서 나오는 부품을 팔면 많게는 40% 이상 이윤을 더 낼 수 있다. 자동차 해체 업체들은 중고차 부품에서 판매할 수 있는 비중을 평균 60%가량으로 잡고 있다.


    이들은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부품을 가공하기도 한다. 카랜드도 분해한 부품 중 작동하지 않는 것을 수리해 정상 부품으로 만드는 수리 가공 공장을 지었다. 가공한 부품은 국내 사설 공업사나 카센터로 들어간다. 전체 판매 부품의 40%가량이 해외 바이어를 통해 수출되는데 최근 들어 이 비중이 급등하고 있다.
    ◇ ‘부르는 게 값’인 한국차 부품
    중고차 부품 수출이 급증하는 지역은 중앙아시아와 중동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신차 수출길이 막히자 인근 국가를 통해 중고차가 우회 수출되면서다. 수출 컨테이너박스에는 20대 정도의 차량에서 분해된 부품이 들어간다. 수출액은 1억원대로 카랜드는 매달 2~3개의 컨테이너박스 분량을 수출하고 있다. 2년 전에 비해 50~100%가량 늘었다. 송 대표는 “양이 적어 컨테이너박스에 채우지 않고 별도로 수출하는 물량까지 합치면 수출 규모는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부품은 중고차를 직접 수출할 때보다 관세를 적게 낸다. 국가별로 완성차에 8~40% 관세를 부과하지만 차부품 관세율은 8% 안팎이다.

    한국 차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자 부품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폐차 차량이 줄어 해외 바이어들이 부품을 제때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실제 국내에서 폐차된 차량은 2019년 97만 대에서 지난해 79만 대로 5년간 18% 감소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경매에 넘긴 사고 차량이 과거에는 폐차장으로 흘러 들어갔지만 최근엔 해외 바이어가 경매를 통해 이들 차량을 사가고 있다. 해외 바이어가 아예 국내 폐차장을 인수해 폐차 대상 차량을 본국으로 가져가는 사례도 있다. 송 대표는 “몇 년간 직원으로 데리고 있던 시리아인들이 현지에서 투자자를 데려와 경남 양산에 있는 폐차장 세 곳을 인수한 뒤 우리와 비슷한 부품 해체업을 시작했다”며 “사장은 한국인이지만 실제 해외 바이어들이 운영하며 수익만 나눠주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포천=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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