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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는 AI 시대의 혁신 엔진"…韓, 세계 제조업 퀀텀점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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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는 AI 시대의 혁신 엔진"…韓, 세계 제조업 퀀텀점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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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경제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엔비디아의 최신형 인공지능(AI) 칩 26만 개를 확보한 것은 한국 제조업 퀀텀 점프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 중동산 원유를 안전하게 확보함으로써 중공업 시대를 연 것에 비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대표하는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자본’을 확보, ‘피지컬 AI’의 글로벌 모범 사례로 부상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韓, AI 팩토리 실험장 된다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엔비디아의 GPU(블랙웰 GB200)는 산업화 시대의 증기기관에 비유할 수 있다. AI의 연산·학습·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이다. 엔비디아는 GPU뿐만 아니라 서버 전체 데이터 흐름을 제어하는 장치(CPU·스위치), GPU끼리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고속도로(인터커넥트),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등 거의 모든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AI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미국을 제외하고 특정 국가에 GPU를 26만 개 대규모로 공급한다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미국이 한국에 핵잠수함 건조를 허용한 것과 비슷한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묵적인 후원 아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의 ‘AI 팩토리’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유럽의 제조 강국인 독일만 해도 지멘스, 앤시스, 케이던스 등 대표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구현을 위해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들에 공급하기로 한 GPU는 약 1만 개에 불과하다. 일본 역시 지난해 11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일본 기업들이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언급된 규모는 ‘블랙웰 1600개’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한국을 거대한 AI 팩토리 실험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공표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방위산업, 정밀로봇, 원전 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제조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에서 연산·데이터·모델 중심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제조공장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숙련 인력이 부족한 미국이 첨단 제조업 강국으로 부활하려면 한국과의 AI 동맹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주도 낙수 효과 엄청날 것”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으로 대기업이 이끌고 중소·스타트업이 거대 생태계를 형성하는 한국형 산업 발전 모델이 다시 한번 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은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이 GPU를 5만 개씩 확보하면 AI 자원을 각 그룹의 공급망에 뿌리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통 부품사의 AI 전환을 비롯해 낙수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산업계에서는 GPU 26만 개 공급 확약으로 그간 준비해 온 ‘데이터-모델-서비스’ 사이클을 실제 가동 가능한 수준으로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업계 관계자는 “국내엔 대형 은행 몇 곳이 갖고 있는 것을 빼면 GPU를 확보한 기업이 거의 없다”며 “앞으로는 지방 산업단지 내 기업들도 설계·공정·제어에 AI를 실시간으로 적용하는 AX(AI 전환) 프로젝트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지컬 AI 적용 분야에서는 대형 AI모델 학습·추론용 클러스터 구축, 디지털트윈 기반 제조라인의 실시간 최적화, 자율주행·로봇·스마트팩토리 병합 환경 구축 등이 이전 대비 훨씬 현실화 영역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할 것이라는 게 정부와 산업계의 기대다. 그동안 규제 장벽에 가로막혔던 자율주행 분야만 해도 대규모 학습·연산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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