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중 간 경제 협력 구조가 수직적인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인 협력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간의 호혜적인 협력 관계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발전해 나가야 될 것"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고도 했다. 시 주석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빈 방한했다.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의 방한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3시50분 시작해 오후 5시25분까지 95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지난 30여 년간 한·중 양국이 발전시켜 온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는 중국이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우리 두 사람이 지방에서부터 국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국가지도자로 성장해 왔다는 공동의 경험은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중 관계의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중 양국이 시대에 발 맞춘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역내 평화 안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최근 중·북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양호한 조건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중요한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 33년 이래 양국이 사회 제도와 이데올로기적인 차이를 뛰어넘어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서로의 성공을 도와주면서 공동 번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중국 측은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대(對)한국 정책에 있어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며,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했다. 특히 "양자 관계 및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대통령과 깊이 있게 의견 교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정상회담에는 중국 측에서는 시 주석 비서실장 격인 차이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 외교부장,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왕원타오 상무부장, 란포란 재정부장 등이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대통령실 3실장(비서·국가안보·정책)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시 주석에게 '본비자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을 선물했다. 바둑판은 두 정상이 모두 바둑을 좋아한다는 점과, 11년 전 시 주석 방한 때 우리 측이 바둑알을 선물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당시 선물했던 바둑돌을 놓을 수 있는 최고급 비자나무 원목으로 만든 바둑판을 선물해 한중 양국의 인연이 아름답게 펼쳐지기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은 전통 나전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한중 우호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길 희망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경주=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