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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의 교실, 그리고 경제학] 모의투자 1등과 꼴등,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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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80.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

    이를 닦다가 문득 눈에 띈 문구다. 100세 시대에 80세까지가 웬 말이야. ‘20200’은 돼야지. 1990년대 치약 카피 문구로 만들었을 땐 2080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을까.


    아침마다 주차 전쟁이 일어난다는 서울 압구정현대아파트. 지을 때 왜 부족할 것이란 생각을 못 했을까. 1970년대 건설 당시엔 지상 주차 공간도 뭐 하러 필요 없는 공간을 만드냐며 핀잔을 들었단다. 마찬가지로 올해 초 코스피지수 4000도 예측하지 못했다.

    미래를 미리 알면 투자하기 얼마나 좋을까. 부자 되는 게 식은 죽 먹기일 게다. 분당 땅, 비트코인, 금…. 몇 년 전 방영된 드라마 ‘재벌 집 막내아들’의 주인공 진도준은 이런 우리 마음을 대신 충족시켜줬다.
    투자 공부, 투기 자극해선 안돼
    필자는 수업 시간에 ‘내가 진도준이라면, A 혹은 B’를 만들었다. 당시 상황을 드라마 장면 혹은 실제 영상 사료로 편집해 보여줬고 이후 당시 신문 기사, 통계청 자료 등을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가발 운동화 등 한국의 노동집약적 경공업에서 2000년대 초 신용카드 사태까지…. 경제 발전의 흐름과 함께 주식, 채권, 이자, 인플레이션 개념을 알아가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됐다. 가상의 모의투자인 셈이지만 진짜 ‘돈 버는 일’처럼 열심히 했다.


    “역시 이번엔 반도체가 되는 때였어. S전자에 ‘몰빵’ 한 게 신의 한 수였지!”

    “이젠 비트코인이다.”


    들려오는 아이들의 대화. 아니 이건…, 내가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가르치고 있는 게 아닌가. 과거를 알고 투자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박사과정에서 ‘자산관리 세미나’ 수강할 때가 기억났다. 당시 언론의 투자 추천 기사 분석을 위해 그 시점에서 5년 전 기사들을 찾았다. 당시 주목받는 기업으로 보도된 곳들. 그때의 주가와 5년 후 주가를 비교했다. 신문에서 추천했을 당시가 주가 정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쪽박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특정 기업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냈다는 친구, 암호화폐에 투자해 건물주가 됐다는 직장동료. 주변에는 투자 성공담이 들린다.
    분산투자·포트폴리오 배워야
    2080이 충분치 않은 시대. 은퇴 후 삶이 길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이래선 안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위험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은 뭐가 있을까. 방법을 찾았다. ‘내가 진도준이라면’ 모의투자에서 수익률 1위 모둠과 꼴찌 모둠을 함께 찾는 것. 1위와 꼴찌는 전략이 거의 비슷하다. 몰빵 전략. 장기적으로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는 건 역시 다양한 자산과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다. 대부분의 모의투자 게임에 적용된다. 어릴 때 하던 부루마블 게임도 그렇지 않던가.

    최근 몇 년 사이 투자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늘었고, 사용하는 체크카드 앱에서 모의투자를 경험하는 경우가 꽤 많아 투자에 관심이 높다. 자칫 잘못해서 과도한 수익률을 좇는 방향의 투기 교육이 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몇몇 친구와 함께한다면 수익률 1등과 꼴등의 공통점 ‘몰빵’을 확인하고 토론하는 걸 추천한다. 꾸준히 수익률 편차가 적으면서 안정적인 쪽을 찾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해보는 것도 좋다. 인생은 장난이 아니니까. 토론하며 스스로 느낀다. 20200까진 아니더라도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 어떻게 벌고, 모으고, 투자해야 하는지.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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