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미디어 대기업 메타의 주가가 30일(현지시간) 3년 만에 하루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3분기 실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지출 증가 전망이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메타 주가는 이날 11% 이상 급락, 2022년 10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음에도, 회사가 2025년 자본지출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면서 투자 부담 우려가 커졌다. 메타는 2025년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700억~720억 달러로 제시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이미 핵심 사업에서 AI 투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이 오히려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며, 과소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가 “슈퍼인텔리전스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올 세대의 패러다임 전환에서 메타가 이상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용량을 확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뿐 아니라 경쟁사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자본지출 전망을 910억~93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올 회계연도 설비투자가 대폭 늘 것”이라고 밝혔다.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메타는 올해 초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하고,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슈퍼인텔리전스 랩스’ 수장으로 영입했다. 또 전 깃허브 CEO인 냇 프리드먼과 함께 AI 연구조직을 강화했다. 깃허브는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코드를 저장·공유·협업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메타는 최근 여러 클라우드 기업과 AI 인프라 구축 계약도 체결했다.
메타는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7.25달러, 매출 51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다만 이번 분기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 법안’ 시행에 따른 159억 달러 규모의 세금 비용이 반영됐다.
저커버그 CEO는 “AI 투자가 이미 핵심 광고 사업과 사용자 참여 확대에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며 장기 성장성을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단기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I 인프라 경쟁이 심화하면서 메타의 투자 규모가 계속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수익성 악화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