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직후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와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력하기로 했고, 미국은 중국에 부과해온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 역시 “며칠 전 양국의 경제·무역 협상팀이 기본적 합의를 이뤘고 고무적인 진전을 거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4월 중국 방문과 이후 시 주석의 미국 답방 합의도 공개했다.
그렇지만 미·중의 이런 화해 분위기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기 어렵고 봐서도 안 된다.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는 양국은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상대방 움직임을 방관하지 않을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슬로건을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패권 싸움을 가속화하는 중국 견제가 최대 과제이고, 시 주석은 최근에도 “격렬한 국제 경쟁 속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쟁취해야 한다”며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할수록 우리 국익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는 데 있다.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과 중국의 무차별적 요구가 정부는 물론 기업 활동에도 쏟아진다. 얼마 전 중국 상무부가 필리조선소 등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 게 그런 예다. 해당 기업의 중국 거래를 금지한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을 한국 기업이 맞았다. 미·중 패권전쟁은 앞으로 상수로 볼 수밖에 없다. 무역전쟁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우리로선 한·미 동맹 기조를 굳건히 하되 국익을 지키고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수출 시장과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