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신한투자증권은 관세율이 10%포인트 낮아져 현대차는 2조2000억원, 기아는 1조6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적정 주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고 밝혔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0일 보고서를 내고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박 연구원은 "관세율이 낮아져 한국은 앞서 미국과 무역합의를 통해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은 유럽연합(EU), 일본과 동등한 조건에서 미국 시장 내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관세 인하 조치로 현대차그룹의 재무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25% 관세율이 유지됐다면 현대차와 기아가 연간 부담해야할 비용은 8조~9조원으로 추정됐는데, 관세율 인하로 이 비용은 5조원대로 감소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박 연구원은 "현대차는 2조2000억원, 기아는 1조6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8.2%, 16.3%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이 기존 제시한 현대차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1000억원, 기아는 9조8000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했다. 고율 관세 환경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센티브 전략이 필요했지만, 부담이 완화해 출혈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원은 "관세 부담을 가격에 전가해야 한다는 압박이 줄어들면서 현대차는 미국 권장소매가(MSRP) 인상을 최소화하거나 시장 상황에 맞게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적정 주가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은 남아 있다고 짚었다. 현재 주가는 관세 합의를 일부 선반영한 것으로 봤다. 주가수익비율(PER)도 2024년 상반기와 비슷하다고 봤다. 당시 현대차 주가는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및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공개(IPO)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주가에 대해 박 연구원은 "주가는 급등 후 숨고르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한국 주식시장 외국인 수급 개선, 배당 분리과세 기대감, 높은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현대차, 기아의 주가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상의 주가 레벨까지도 오버슈팅(일시적 급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