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콜마홀딩스 이사회 복귀에 실패하면서 콜마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 구도가 장남 윤상현 부회장 중심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윤 부회장은 지난달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주도권을 지켰다.
윤 회장, 콜마홀딩스 이사회 복귀 좌절
콜마홀딩스는 29일 세종시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윤 회장 등 3인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다만 현장에는 윤 회장을 비롯한 윤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등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오너 일가는 참석하지 않았다. 현장에는 위임 주주를 포함해 총 69명의 주주가 출석했으며 그중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는 1999만8215주였다. 이는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수의 58.3%에 해당한다. 주총은 약 10분간 짧게 진행됐다.
표결 결과 윤 회장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찬성 585만6460주(29.3%), 반대 325만1423주, 기권 1089만332주로 집계돼 부결 처리됐다. 상법상 결의 요건인 출석 주주 과반수 및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다. 콜마비앤에이치 전 대표였던 김치봉·김병묵 사내이사 선임의 건 역시 조건 미달로 통과되지 못했다.
콜마홀딩스 최대주주인 윤 부회장은 해당 안건이 자회사의 경영권 이슈와 연관된 가족사안인 점을 고려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 회사 측은 “가족 관련 사안에서 직접적 판단을 내리기보다 시장과 주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남매 분쟁서 승기 잡은 윤 부회장…가족 갈등 씨앗은 여전
약 6개월간 이어진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이 윤 부회장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윤 회장은 2019년 장남인 윤 부회장에게 지주사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를 넘기며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4월 회사 경영 방침과 권한 배분 등을 두고 남매인 윤 부회장과 윤 대표 간 갈등이 불거졌다. 윤 부회장은 여동생이 이끌어온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사회 개편을 추진했고, 윤 대표 측은 이를 경영 간섭이라며 반발했다.그러나 지난달 진행된 임시주총에서 윤 부회장은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과 함께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진입하며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이번 임시주총에서 윤 회장이 이사회 복귀에 실패하면서 윤 부회장 중심의 경영 구도가 한층 굳어졌다.
윤 회장은 분쟁 초기부터 줄곧 윤 대표에게 힘을 실어왔다. 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에는 자신이 보유한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69만2418주(지분율 2.35%)를 윤 대표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다만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가 윤 부회장이 이끄는 콜마홀딩스(44.63%)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부회장의 승리가 점쳐지고는 있지만 가족 내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건 아니다. 윤 회장이 지난 6월 윤 부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반환 소송이 남아 있기 때문. 최근 첫 변론기일이 진행됐으며 오는 12월11일에도 2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어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경영권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는 경영 쇄신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추진해온 회사의 방향성이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