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9일 경주 관광 대표 명소인 황리단길과 황남동 고분군 일대가 ‘시네마천국’으로 변했다. 황리단길에서 수제맥주, 피자 등을 파는 상가들과 황남고분군에서 AI골목영화제가 개막했기 때문이다.경상북도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에 맞춰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골목영화관을 운영한다.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이 영화제는 지난달 12~14일 구미와 청도 등에서 열린 경북국제AI메타버스 영상제(GAMFF)를 확장한 행사다. 골목영화관은 10곳에서 북미 박스오피스 한국영화 역대 1위인 ‘킹오브킹스’ 등 총 44편의 영상과 영화를 상영한다. 황남고분군에는 메타돔시어터라는 에어돔 영화관이 설치된다. 황리단길에는 상가 골목 벽면이나 루프톱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경상북도의 이런 시도는 국제AI메타버스 영상제 개최 효과를 APEC이라는 국제 행사로 확장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최혁준 메타 AI과학국장은 “경북이 가상융합산업을 육성하고 선점하려는 의도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골목영화제는 AI 기술로 만든 경북AI 메타버스 영상공모전 수상작 35편 외에 경북연구원이 제작한 신라 영상 여덟 편도 상영한다. 신라왕경 디지털복원 사업(181억원 규모)의 결과물인 신라왕경 9개 지구 유적을 복원해 만든 초고해상도 디지털애셋을 활용한 영상이다.
경상북도는 신라제면 앞길, 대릉원 돌담길, 발명체험교육관 등 황리단길 곳곳에 차광판 라이트(무늬 로고를 인쇄한 조명 렌즈), 매시천, 빔조명, 가로등 장식 화환을 활용한 야간 경관을 연출해 APEC을 찾은 국내외 참가자와 관광객들에게 낭만적인 풍경도 선사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국내 여러 도시가 APEC 유치 경쟁을 벌였지만 천년 고도 경주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라며 “천년 문화유산과 첨단기술이 융합한 경주만의 APEC을 경험하게 하고 신산업도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