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9일 16: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무역 갈등 및 공급망 변화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예측 불가능성이 커졌지만 오히려 이런 환경에서 사모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뒤따랐다.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운용사(GP) 패널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거시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예측 불가능성이 커졌지만, 비상장사 중심의 사모시장은 공모시장보다 이런 변동성에 덜 휘둘린다”고 입을 모았다..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시장을 불확실성이 상수화된 시대로 규정했다. 아담 휠러 코린시아글로벌매니지먼트 공동대표는 “고금리가 정점을 지나고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년 새로운 지정학적 변수들이 나타났다”며 “고용은 견조하지만 성장세는 둔화된 상태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펜트랜드 노스리프캐피탈파트너스 아시아 총괄은 “2025년에는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가 늘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자금 재투입이 어려워져 시장 내 자본 순환이 막혀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공개(IPO) 등 공모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이 비상장사로 운영되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업은 항상 자금을 필요로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사모 시장을 찾으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휠러 대표는 “공시·규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상장보다 비상장을 선호하고 있다”며 “막대한 사모자본이 유입되면서 비상장 시장에서도 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마이크 알페이 헌터포인트캐피탈 사장도 “공모 시장 대비 위험조정 수익률이 높다는 믿음이 비상장 시장으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이동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불확실한 거시 환경이 오히려 운용사의 핵심 역량이 빛날 시기라는 의견도 나왔다.
니콜라스 응 CD&R 매니징디렉터는 “성장 정체에 부딪힌 기업들이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사모펀드가 개입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 47년간 여섯 번의 경기 사이클을 겪었지만 불황이 오히려 운용사의 개입 여지를 넓혀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펜트랜드 총괄도 “자본 회수가 지연되는 환경이지만, 역으로 장기적 기회를 선별할 수 있는 ‘인내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대체투자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영역으로는 직접대출이 꼽혔다.
휠러 대표는 “은행 규제 강화로 신용 공급의 공백이 생기면서 기관투자가가 이를 메우는 구조가 정착됐다”며 “중소·중견(mid-market) 기업에 대한 대출은 여전히 대체불가한 수익원”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