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도, 아들도 아닌 본인이 결혼하면서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국회의원이 있다. 바로 21대 국회에서 활동한 1990년생 김근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주인공이다.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해 금배지를 단 김 전 의원은 2024년 2월 21일 혼인신고를 했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으니, 청첩장도 없었다. 당시 김 전 의원 주변에서는 '도대체 왜 결혼식을 안 올리냐?'는 의문이 무성했다. '현직 국회의원 프리미엄'을 스스로 걷어찬 김 전 의원이 신기하다는 반응도 실제로 많았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딸 결혼식이 논란이 한창인 29일, 한경닷컴은 김 전 의원에게 직접 그 이유를 물었다. 김 전 의원은 통화에서 "결혼할 때가 국회의원 임기 중이었으니, 당연히 많은 사람이 축하해줬을 것이고, 그 축하하는 마음을 감사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라면서도 "내가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공직자로서 리스크라고 생각해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게라도 식을 올리지 않고,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간단히 식사만 했다는 김 전 의원은 "축의금도 받고자 하면 많이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직자는 남들에게 감사할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나만의 원칙이 있었다"며 "또 축의금을 받지 않더라도 내게 경제적인 안정을 꾀할 역량이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경기 화성시 연마 공구 제조공장에서 부친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한다.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 논란은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김 전 의원은 "공직을 맡고 있고, 정치적으로도 힘이 있는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은 '세상 무서울 게 없다'는 생각을 했거나, 마인드 자체가 나이브했거나 둘 중 하나로 보인다. 둘 다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과하라고 해도, 사퇴하라고 해도 어차피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훗날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발발한 결정적인 이유로는 '공적 마인드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대한민국 공직 사회에서 공적 마인드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공직자로서 정치를 하다 보면 '나는 안 그래야지' 생각하더라도, 칼같이 잘라내기가 쉽지 않다"며 "따라서 이해충돌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인 지난 18일 국회에서 딸의 결혼식을 치르고 피감 기관과 기업으로부터 화환 100여개와 축의금을 받아 구설에 올랐다. 더욱이 최 위원장 딸의 페이스북에는 지난해 결혼했다고 표기돼 있어, 야권은 결혼식 날짜를 일부러 국감 기간으로 맞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최 위원장은 '양자역학', '노무현 정신' 등 생뚱맞은 발언으로 논란을 가열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과방위 종합감사에서 "국감이 끝나고 나면 지금 하신 모든 문제 제기에 대해 사실만 확인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