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4000’ 시대다. 국내 지수 상승률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1위다. 금값도 고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다수 자산이 랠리를 이어갈 땐 오히려 ‘소외 영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올해 가장 주목받지 못한 자산 중 하나는 리츠다. 국내 상장 리츠(자기관리 리츠 제외) 22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9% 정도다. 코스피지수 대비 50~60% 뒤처져 있다.
종목 내 수익률 편차도 크다. 최고 56%에서 -27%까지 분포돼 있다. 저조한 성과를 낸 리츠 중에선 해외 투자형 비중이 높다. 국내 상장된 해외 투자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5%에 그친다. 미국 리츠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국내 운용사의 해외 자산 선정 역량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리츠 수요 자체는 계속 커질 것이다.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금리 인하 사이클 국면에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작지 않다.
국내 상장 리츠 수와 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질적 성장은 더딘 편이다. 가격 하락과 신뢰 약화로 고전하는 일부 상품 때문이다. 해외의 글로벌 리츠는 조금 다르다.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섹터별 분화와 운용 전문화가 한창이다. 특히 물류, 주거, 데이터센터 등 수요 기반이 뚜렷한 섹터가 강세다. 금리 정상화 속에서 임대료, 점유율 등 운영 실적에 따른 펀더멘털(기초체력) 중심의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기술투자, 에너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시 화두다.
투자자 관점에서 한국 리츠는 성장 기회와 높은 이익 변동성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글로벌 리츠는 섹터 선택과 펀더멘털 중심의 안정적 수익 추구가 핵심 전략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땐 국내 리츠의 개별 리스크(자산, 운용사, 자금조달 구조)를 따져봐야 한다. 글로벌 리츠로 접근한다면 섹터·지역 분산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김유성 유니스토리자산운용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