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연구팀이 모낭을 재생시키는 첨단 탈모 치료 세럼을 개발해 동물실험에 성공했다. 주사나 약이 아닌 피부에 바르는 형태로 사람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곧 검증될 예정이다.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은 26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 연구진이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탈모 치료 실험에서 약 3주 만에 모발이 완전히 재생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천연 지방산(올레산·팔미톨레산 등)을 알코올에 녹여 만든 세럼을 쥐의 피부에 바르자, 약 10일 만에 해당 부위에서 새털이 자라기 시작했고 20일 만에 완전히 모발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세럼을 바르지 않은 쥐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 세럼은 피부 속 지방세포를 자극해 모낭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피부 손상이나 자극이 면역세포 이동을 유도하고, 이때 지방세포가 지방산을 방출하면 모낭이 자극돼 털이 자라는 생리적 과정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이 현상에서 착안해 '자극 물질 없이도 지방산만으로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을까'를 실험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프로젝트를 이끈 성잔 린 교수는 "직접 내 허벅지에 3주간 실험용 세럼을 발랐더니 실제로 털이 다시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고, 피부 자극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세럼이 기존의 주사나 경구 약물 치료 대신 피부에 바르는 스킨케어 형태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산 성분이 천연 유래 물질이라 인체 안전성이 높고, 화학 자극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 위험이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기술은 이미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연구진은 곧 사람 두피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간의 모낭 조직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테스트에서도 이미 유의미한 발모 반응이 관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단일 불포화 지방산을 피부에 도포했을 때 모발 성장 활성화가 나타났다"며 "해당 지방산이 인체 지방조직과 식물성 오일에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안전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적으로 존재하며 안전성이 입증된 지방산의 활용 가능성이 탈모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 검증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