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금 대체 투자처로 부각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해 1~3분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입은 총 4385억원으로 작년 전체 실적(4130억원)을 뛰어넘었다. 2년간 빠르게 증가하며 비이자이익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모회사인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8조5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은행들은 금리 하락이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저축보험을 내세워 방카슈랑스 실적을 늘리고 있다.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연 2%대 초반, 5년 후 환급률은 5~15% 수준인 상품이 대부분이다. 10년 후 환급률은 10~20%대가 주를 이룬다. 원금과 이자에 모두 이자가 붙는 복리 구조다.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중도 해지 포함)이면 1억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
최근엔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하는 금리 연동형 달러 저축보험(복리)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상품은 고객의 달러 예치금을 미국 국채와 회사채 등 장기 외화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기본이율은 연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으로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평균 연 2.57%)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환급률은 5년 후 15~20%, 10년 후 50~60% 수준이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공시이율도 상승한다. 금리 하락으로 공시이율이 낮아져도 중도 해지를 통해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차액을 손에 쥘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 금리가 하락할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이자 마진 축소 ‘방어’
은행권에선 방카슈랑스의 성장세가 이자 마진 축소를 어느 정도 방어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듭된 금리 하락에 5대 은행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55%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반기 가계대출 규제가 더 강해지면서 한동안 이자 마진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주요 은행은 이 같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장기간 수수료를 벌 수 있는 사업구조를 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자산관리(WM) 사업이 대표적이다. 은행들은 최근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수료 인하 등을 내세워 퇴직연금 고객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패밀리오피스와 프라이빗뱅킹(PB) 센터 등 고액 자산가의 자산 운용을 전담하는 조직도 늘리는 데 한창이다.
투자금융 영업도 활발하다. 딜을 주선해 수수료를 받을 뿐 아니라 직접 투자에 참여해 이익을 거둘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다. 도로 항만 철도 데이터센터 등 대형 시설의 투자자 유치를 맡는 인프라 금융에 특히 집중하는 분위기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