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탭 콘센트는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대표 업종이다. 저가 콘센트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거 국내로 유입된다. 멀티탭 제조원가의 50%를 차지하는 소재인 구리의 국제 가격은 정해져 있다. 결국 가격을 좌우하는 건 인건비다. 싼 인건비로 저가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중국이 전혀 두렵지 않다는 국내 멀티탭 제조기업이 있다. 업계 최초로 올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위너스다.200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스위치, 콘센트, 멀티탭, 차단기 등을 개발·공급하는 배선 시스템 전문기업이다. 소비자 대상 멀티탭 판매로 매출의 60%를 거둔다. 국내 온라인 몰과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나머지는 건설회사 신축 아파트 등에 들어가는 스위치 공급 등이다. 현재 국내 멀티탭 시장 규모는 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중 위너스가 연간 판매하는 멀티탭은 250만 개로 국내 1위다.
27일 경기 남양주시 본사에서 만난 김창성 위너스 대표는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다”며 “전혀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자신하는 이유는 바로 공정 자동화다. 제조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원가의 10%가량을 차지하는데 특허 기반 자체 설계기술로 70%까지 공정을 자동화했다. 이 때문에 인건비를 낮추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벽에 붙이는 2구짜리 콘센트를 수동으로 만들면 시간당 300개를 생산하지만 자동화 공정으로는 1만 개를 제조할 수 있다. 불량률은 10만 개당 1개꼴이다. 중국과 견줘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이 나오는 이유다.
위너스의 또 다른 경쟁력은 ‘안전’이다. 유아 안전 콘센트 및 누전 방지 콘센트, 가정용 스위치 등 안전을 고려해 차별화한 제품들로 지난해 26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김 대표는 “전기용품마다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하는 국내 제품과 달리 중국산 제품은 온라인 몰을 통해 무분별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안전한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3년 전 국내 물류센터 화재 사고도 당시 전기 콘센트에 축적된 먼지와 과열로 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 대표는 “최근 노후 아파트에서도 배관과 배선이 약해 멀티탭을 통한 과부하로 화재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비싸더라도 화재 안전에 강한 멀티탭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결로 방지 멀티 콘센트는 일반 제품보다 세 배 비쌌지만 지난해 45만 개를 판매했고 단 한 건의 사후관리(AS) 문제도 터지지 않았다.
남양주=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