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에선 뭉크의 ‘절규’가 두 차례 도난당한 바 있다. 1994년 2월 릴레함메르올림픽 개막식날,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절도범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창문을 깨고 ‘절규’(1893)를 훔치면서 “허술한 보안에 감사한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노르웨이 경찰은 영국 경찰과 게티 미술관의 도움을 받아 작전을 펼쳤고, 그림은 1994년 5월 7일 손상 없이 회수됐다. 2004년 8월엔 뭉크 미술관에서 또 다른 ‘절규’(1910)와 ‘마돈나’가 도난당했다. 2년 후 두 작품은 총탄과 손상 흔적을 안고 회수됐지만, 회수 경로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199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도난당한 테이트 갤러리의 터너 회화 사건도 있었다. ‘그늘과 어둠: 대홍수 날 저녁’과 ‘빛과 색채: 대홍수 후의 아침, 창세기를 쓰고 있는 모세’를 분실한 테이트 갤러리는 2400만파운드를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았다. 하지만 테이트는 “돈보다 작품을 되찾는 게 더 중요하다”며 범인 검거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테이트 갤러리는 1998년 약 800만파운드를 보험사에 환급한 뒤 소유권을 확보했고, 작품을 7년 만에 회수했다.
이번에 도난당한 보석은 이미 널리 알려져 정식 시장에서 거래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암시장에서의 매매 역시 불법. 그렇다면 절도범들의 현실적 선택은 분해·재가공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촘촘한 제도라도 한순간 빈틈 앞에서는 무력해진다. 루브르 사건은 인간이 설계한 모든 방어 체계가 지닌 한계를 보여줬다. 루브르의 빈 진열장은 법과 제도를 다시 수선해야 할 이유를 남긴 자리다. 예술은 언제나 도난당할 수 있다. 그것을 되찾으려는 사회의 의지야말로 문명을 지탱하는 마지막 보험일 것이다.
김현진 법학자·인하대 로스쿨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