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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임 무게 실은 시진핑, 6년 만에 트럼프와 '무역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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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임 무게 실은 시진핑, 6년 만에 트럼프와 '무역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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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6년4개월 만에 만난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과 글로벌 패권국을 목표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시 주석이 관세·각종 수출 통제를 내세우며 맞붙고 있는 만큼 협상 성과에 따라 세계 경제도 요동칠 전망이다.

    미·중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달라 '세기의 담판'보다는 관세 전쟁 등 당장 시급한 대립 요인만 일시적으로 봉합하는 '잠정적 타협'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자국 희토류 자원 통제 여전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밝혔다. 4박 5일 동안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먼저 말레이시아 일정은 오는 26일 시작한다. 아시아 순방 마지막 날인 오는 3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시 주석과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적자 해소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유입 차단 등을 이유로 중국에 초강경 관세 정책과 첨단기술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달리 경제력과 군사력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미국에 보복 관세와 희토류 통제 카드를 앞세워 강하게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가 희토류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희토류 통제 카드의 위력을 확인한 중국은 수시로 미국을 겨냥해 공정한 무역 질서와 보호무역주의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학습으로 수년간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등 단계적인 무역 전쟁 시나리오를 준비해온 중국이 장기간 미국의 공세를 버텨낼 근력을 키웠다는 분석도 많다.

    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이날 세계 최대 국영 희토류 기업인 중국희토그룹은 올 4분기 수출 통제를 엄격히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희토류 자원에 대한 통제를 여전히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셈이다.


    실제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만 해도 19.3%였지만 올해는 10%를 밑들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무역 다변화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인도를 대상으로 한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올 들어 미국과 무역 전쟁 와중에서도 중국의 수출 실적은 호조를 띠고 있다.
    경제 성장률 둔화, 내부 불만 '우려'
    다만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과 무역 전쟁 장기화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의 올 3분기 경제 성장률은 4.8%로 1년 만에 최악을 나타냈다. 투자와 소비 위축을 수출로 애써 상쇄하고 있지만 내년까지 미국과 무역 전쟁이 이어지면 중국 내부의 경제 불안이 증폭되고, 국민들의 불만이 확대할 수 있다.

    대학생을 집계 대상에서 빼고도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하고 있고, 전기차·태양광 등 전략 산업에선 저가 경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고율 관세뿐 아니라 반도체나 핵심 소프트웨어 관련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 현재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첨단기술 산업에도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전망이다.


    4연임을 노리고 있는 시 주석에게 이런 경제 둔화는 결코 반갑지 않다. 지난 23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는 시 주석의 후계에 대한 신호 없이 시 주석 중심 체제와 2035년까지 달성해야 할 중장기 목표만 강조했다.

    시 주석이 3연임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 권력을 넘길 의사가 있다면 2027년 열리는 제21차 당 대회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이번 4중전회가 후계자감을 지목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이 때문에 획기적인 인사 변동이 없는 이번 4중전회가 시 주석의 4연임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협상의 유일한 해결책 관련 미국과 중국이 서로 인공지능(AI) 칩과 희토류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4일부터 나흘간 말레이시아에서 제5차 고위급 무역 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이 자리에서 희토류·AI 칩 연계 합의 여부가 정상회담 성과의 향배를 가를 것이란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 전쟁 장기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관계가 재정립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전략 물자나 대만 이슈, 펜타닐 등 양국 간의 쟁점을 두루 테이블에 올린 뒤 각자 자국에서 성과로 내세울 만한 결과만 챙겨가는 전략적 봉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쉬웨이쥔 화난이공대 연구원은 "양국은 무역 불균형에서 공급망 안보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많은 미해결 분쟁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당장 APEC에서 포괄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낮다"며 "한 번의 정상회의로 모든 기술적, 법적 세부 사항을 해결할 수 없고, 협상을 다음 단계로 진전시키는 의미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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