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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해체되는 신화들, 왜 타협을 말해야 하는가[EDITOR's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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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해체되는 신화들, 왜 타협을 말해야 하는가[EDITOR's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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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LETTER]

    누구는 꿈(dream)의 종언이라고, 어떤 이는 신화의 해체라고 합니다.

    2025년을 꿈이 무너지는 시간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개인의 꿈이 모여 집단적 환상이 되고, 이것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신화는 형성됩니다.


    이 신화의 해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입니다. 아메리칸드림 말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무한한 기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세계의 경찰’. 아메리칸드림의 이 같은 요소는 미국을 미국답게 만들었습니다. 이민자들은 꿈을 좇아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은 이들을 받아들여 세계 최강국이 됨으로써 신화는 완성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 모든 신화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이민자를 쫓아내고, 개인과 언론의 자유는 박탈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상징 중 하나인 민주주의는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기회의 땅은 추방의 땅으로 변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신화가 되기도 전에 종언을 고한 또 다른 꿈은 유러피안드림입니다. 유럽인들은 미국과는 약간 다른 꿈을 꿨습니다. 타인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타인과 함께하는 자유, 개인의 부보다 삶의 질을 중시했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성, 지속가능성 등이 그들의 꿈을 규정하는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용 유연성이 떨어지고 모험자본이 부족한 유럽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성장은 정체했고, 유러피안드림은 신화의 완성도 보지 못한 채 무너졌습니다. 어려워진 경제는 다양성과 포용성, 복지제도에 굵은 균열을 내고 말았습니다.



    코리안드림도 유사한 궤적을 밟았습니다. 시계를 30년 전으로 돌려봅니다. 1995년 한경BUSINESS가 창간된 해입니다. 대한민국에는 세 가지 꿈이 공존했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부,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아메리칸드림, 유럽식 복지제도를 통해 포용성을 추구하며 공동체를 중시하는 유러피안드림적 요소가 공존했습니다.

    또 코리안드림도 빛을 발했습니다. 잘살아보자는 집단적 꿈이 실현되는 듯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한 해입니다. GDP 성장률이 9.6%에 달했던 고도성장의 마지막 해이기도 합니다. 이후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한국의 경제발전은 계속됐고, 정치적으로는 민주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지며 코리안드림은 현실에 가까워졌습니다. 여기에 문화강국의 자리까지 오른 것은 그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코리안드림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는 역동성, 다이너미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코리안드림을 말하는 대한민국 사람은 없습니다. 초등학교도 못 나온 사람이 대기업 창업자가 되고, 빈농의 아들이 대통령이 되고, 어부가 될 뻔했던 섬소년이 글로벌 기업의 CEO가 되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부모와 조부모의 경제력이 앞날을 결정짓는 ‘세습사회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꿈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미국, 유럽, 대한민국의 신화는 해체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30년 전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기로에 서 있습니다. 역동성의 서사를 복원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거나, 저물어가는 유럽의 나라들처럼 생기를 잃은 채 늙어가거나.


    역동성의 복원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갈등의 조정입니다. 개인의 꿈과 집단의 꿈이 정배열됐을 때 사회는 발전합니다. 갈등은 꿈의 정배열을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 요소입니다. 고도성장기의 대한민국이 그랬습니다. 가난을 극복하고 싶은 개인의 열망은 ‘잘살아보세’라는 집단의 꿈으로 전환됐습니다. 갈등은 있었지만 성장 담론은 이를 덮어버렸습니다.

    극단적 갈등 사회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출발은 타협입니다. 세계 각국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다양한 사회적 타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서사를 재건했습니다. 미국을 대공황에서 건져 올린 뉴딜정책은 노동, 자본, 국가 간 타협의 산물이었습니다. 유럽의 병자 네덜란드를 강소국으로 탈바꿈시킨 바세나르 협약은 노사정 합의로 인플레이션과 실업문제를 해결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갈등 공화국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도 역동성의 서사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타협을 해야 하는 골든타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웨덴 노사협약 당시 공동선언문의 핵심 문장입니다. “우리는 계급투쟁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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