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부모 10명 중 3명은 자녀의 성장을 위해 성정 보조제, 영양제를 먹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원하는 자녀의 키는 남자 180㎝, 여자 167㎝였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학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갤럽과 함께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6월23일~7월28일이었으며 조사 대상은 만 5~18세 자녀를 둔 부모 2012명이었다.
조사 결과, 자녀 성장을 위해 부모들이 시도한 행위로는 운동(58.7%), 특정 식품 섭취(37%), 칼슘 섭취(33.9%), 비타민D 섭취(32.4%), 키 성장 보조제 섭취(28%) 순으로 높았다. 성장 호르몬을 주사했다는 응답은 4.6% 수준이었다.
현재나 과거에 자녀의 성장 관련 문제를 겪었다는 학부모는 성장 보조제를 썼다는 응답률이 47%로 더 높았다. 키 성장 보조제를 썼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학부모의 75.7%가 '보통' 혹은 '효과 없음'이라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바라는 성인이 됐을 때 자녀의 키는 남성이 180.4㎝, 여성이 166.7㎝였다.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에서 나온 20대 평균 신장(남성 174.4㎝·여성 161.3㎝)보다 5㎝가량 큰 수준이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키가 크기를 바랐지만,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률은 높아졌다. 장기간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자녀들의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을 물었을 때 2시간 이상인 경우가 주중 51.7%, 주말 71%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주중에는 43.5%가, 주말에는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했다. 이는 2016년 조사 당시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률(20.4%)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자녀가 미취학 아동인 경우에도 31.6%가 주중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신체 활동 시간은 감소했다. 전체 응답자의 55.3%가 자녀들의 운동 횟수를 주 3회 미만이라고 답했다. 신체 활동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63.5%)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꼽혔다.
성장의 또 다른 중요 요소인 식습관 관련 설문에서는 하루 세 끼 식사하지 못한다는 응답률이 19.6%였다. 특히 여고생의 40.2%는 하루 두 끼 이하로 식사했고, 미취학 아동들도 7.3%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해상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는 "아이의 키가 작다고 하면 질환이 있는지 우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진단에 따라 크게 문제가 없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고, 다른 방식보다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일태 학회장도 "진료하다 보면 아이에게 서너개씩의 영양제를 먹인다는 부모님들을 본다"며 "무분별하게 성장 보조제를 많이 먹기보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