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3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5%가량 하락했다. 월가에선 IBM 주가에 이미 높은 성장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수했지만 기대치를 뛰어넘는 폭이 크지 않았다”는 인식이 형성된 영향이다.
매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 상회
LSEG에 따르면 IBM의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65달러로, 시장 예상치(2.45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액은 163억3000만 달러로, 예상치(160억9000만 달러)를 상회했다.매출은 전년 동기(150억 달러) 대비 9% 증가했다. 순이익은 17억4000만 달러(주당 1.84달러)로 전년(3억3000만 달러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전년도 실적에는 27억 달러 규모의 연금정산 비용이 반영돼 있었다.
IBM의 아빈드 크리슈나 CEO는 보도자료에서 “전 세계 고객들이 AI를 활용해 생산성과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는 데 IBM의 기술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IBM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최소 5%’에서 ‘5% 이상’으로 상향했다.
또한 연간 잉여현금흐름 전망치도 135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로 높였다.
AI 사업 수주잔고 95억 달러 돌파
크리슈나 CEO는 IBM의 AI 사업 수주잔고가 95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보고치(75억 달러)에서 약 27% 증가한 수준이다.IBM은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크리슈나 CEO는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200개 인사직무(HR) 업무를 AI로 대체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부문별로 보면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7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고, 컨설팅 부문 매출도 53억 달러로 예상치(52억4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인프라 부문(메인프레임 포함) 매출은 3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급증했다. AI 확산에 따른 기업의 디지털 전환 수요 증가와 대형 시스템 교체 수요 확대가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IBM 이사회는 분기당 주당 1.68달러의 배당금 지급을 승인했다. 올해 들어 IBM 주가는 약 30% 상승하며 AI 테마 수혜 주로 강세를 보여왔으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 등이 나오며 시간 외 거래에서 약 6% 하락했다.
주가 이미 너무 올라
IBM은 올해 들어 주가가 30% 이상 오르며 AI 수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탓에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IBM이 상향 조정한 연간 매출 증가율 가이던스(5% 이상)도 일부 투자자들이 예상한 7~8%대 고성장에는 미치지 못했다.AI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비교할 때, IBM의 성과는 “양호하지만 정체된 성장”으로 평가됐다.
또 핵심 성장축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 레드햇 성장률의 둔화다. 3분기 레드햇 매출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8%에서 14%로 둔화했다. 이 부문은 IBM의 AI·클라우드 통합 전략의 핵심이지만, 기대만큼의 속도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