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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직격에 국민연금 '당혹'…"도 넘었다"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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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직격에 국민연금 '당혹'…"도 넘었다"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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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10월 23일 10: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차입매수(LBO) 방식을 활용하는 사모펀드(PEF)에 대한 국민연금 출자를 문제 삼으면서 PE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사실상 LBO를 이유로 국민연금의 PEF 출자를 막아야 한다고 직격한 것이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PEF에 대한 '먹튀', '약탈적 금융'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화된 데 이어 감독당국 수장이 국민연금의 출자 자체가 문제라는 식의 접근을 내놓자 PE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PEF와 인수합병(M&A)에 대한 몰이해가 도를 넘었다'며 격앙된 반응도 내놓고 있다.
    고위험·고수익 'LBO' 뭐길래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국민연금이 LBO 방식을 활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BO 방식의 사모펀드와 관련해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을 제공하는 게 ESG 기준에 맞냐는 점에 대해 2015년부터 계속 지적해왔다"고 개인 신념을 밝히기도 했다.

    이 원장이 언급한 차입매수(LBO)는 인수자가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 또는 수익능력을 바탕으로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일으켜 기업을 매수하는 금융기법이다. 통상 PEF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뒤 피인수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인수 후 피인수기업이 SPC와 합병 등을 통해 차입 주체가 된 다음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부채를 상환한다.


    LBO의 가장 큰 장점은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잠재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을 차입금으로 인수한 다음 기업가치를 끌러올려 매각하면 적은 자금투입으로도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주택 가격 상승장에서 은행 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수하면 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 만큼 고위험 투자방식이기도 하다. 인수 뒤 기업가치 향상에 실패하면 기업이 부채 상환 부담을 떠안게 되고, 최악의 경우 핵심자산 매각으로 이어져 근로자와 지역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미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PEF들은 차입매수 전 인수하려는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개선 가능성과 그 범위, 부채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기간,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향유할 수 있는 시점 등을 상세히 분석한다. 예상치 못한 경기 변동이나 기술발전 흐름 등 총체적인 분석이 요구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LBO는 기업 간 M&A에서도 활용된다. 두산그룹의 밥캣 인수,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서도 대주단이 꾸려지고 인수금융이 쓰였다. 최근 사례 중에선 올초 웅진그룹의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인수가 대표적이다. 웅진은 프리드라이프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며 이 중 8000억원가량은 영구채 발행 등으로 조달했다.
    "극단적 사례 하나로 전체를 매도"
    이 원장의 발언을 접한 PEF업계는 금감원장이 LBO의 순기능을 외면하고 안 좋은 점만 극단적으로 부각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모든 투자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인데 특정 사례만을 갖고 전체를 매도하는 것 같다"며 "LBO가 아니었으면 연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들에게 많은 수익을 돌려주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MBK파트너스도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를 통해 원금의 2.31배를 돌려주는 성과를 올렸다. 국민연금은 '2011 팬아시아' 펀드에 1772억원을 투자해 4341억원을 회수했고, 3-2호 블라인드 펀드에는 1575억원을 투자하고 3400억원 이상을 회수했다. 홈플러스 보통주(295억원)는 전액 손실 처리되지만 오렌지라이프·두산공작기계·아펙스로지스틱스 등 3호 펀드 내 다른 포트폴리오 투자 성과가 이를 상쇄했다.


    다른 중소형 PEF 대표는 "과도한 레버리지는 실패할 경우 큰 충격으로 돌아오는 만큼 차입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는 실효성을 떠나 공감한다"면서도 "현재처럼 LBO 자체를 악마화하고 국민연금의 PEF 출자 자체가 문제라는 식은 규제 수위를 정하는 논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홈플러스 사태로 PEF 논란이 커지면서 국민연금 PEF 출자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당초 이달 국내 PEF 출자 사업을 공고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연말이나 내년 초로 미뤘다. 한 증권사 임원은 "금감원장이 국민연금 운용 독립성에 간섭하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기금운용본부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면서 "PEF에 대한 인식 간극이 너무 커서 국민연금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 대형 PE 관계자는 "LBO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금융기법인데 LBO가 문제라면 국민연금은 해외 PE 출자도 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모든 대출에는 리스크가 있고 당연히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사례도 있기 마련인데 대출 자체를 금기시하는 건 설익은 접근법"이라고 꼬집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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