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무인화와 자동화, 모바일 기반 운영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절감하고, 빠른 서비스와 효율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고객 경험의 관점에서 디지털은 양날의 검이다. 편리하지만 불친절함과 소외감을 낳는다. 기업은 효율성만을 위한 디지털 전환에서 벗어나 언제든 사람의 도움이 개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주문과 상담 과정에서 건넨 작은 위로와 진심 어린 감사 인사가 고객의 감동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된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며 오프라인 매장은 새로운 의미를 찾아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의 세계관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한국 매장에서 K팝, 한식, K뷰티를 체험하며 ‘한국적 경험’을 소비한다. 기업은 단순 재고 판매형 매장은 온라인으로 이관하고, 핵심 거점 매장은 고객 체험과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설계해야 한다.
고금리와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는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건강과 웰니스, 신뢰와 직결된 영역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고객은 삶의 질을 지켜주는 가치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동시에 가성비는 여전히 중요한 기준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는 고객을 붙잡을 수 없다. 소비자는 불편이나 불신을 느끼면 즉시 대체재를 찾는다. 편의점·마트 업계는 소용량·저단가 상품을 강화하고, 무료 시식과 신제품 체험으로 “작은 즐거움”을 제공한다. 배달·외식 업계는 웰니스 중심의 맞춤형 메뉴와 1인용 상품을 확대하며, 무료 디저트나 음료 제공으로 “가격 대비 더 큰 만족”을 선사한다. 불황기 소비자는 가격·웰니스·신뢰의 세 축이 동시에 충족될 때 지갑을 연다.
고객 경험의 본질은 속도와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고객은 기술을 통해 얼마나 편리하고 따뜻한 경험을 얻는가에 반응한다. 고객 만족은 한 번의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일관된 약속을 통해 쌓인다. 나아가 기업은 더 이상 지역적 한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업은 내수 경쟁에만 머무르지 말고 글로벌 무대에서 신뢰와 감성을 기반으로 한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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