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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친에 22만원 썼어요"…10대 여학생도 푹 빠진 곳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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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친에 22만원 썼어요"…10대 여학생도 푹 빠진 곳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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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서 아빠 차 타고 친구랑 왔어요. 저는 오늘 14만7000원, 친구는 22만원 썼어요. 제 남친이에요!"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웹툰 '외모지상주의' 팝업스토어 앞. 이곳을 찾은 오유림 양(13)은 구매한 아크릴 굿즈를 자랑하며 이 같이 말했다. 오 양과 함께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친구는 총 5명이었다. 이 중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10만원어치 이상씩 굿즈를 샀다고 했다. 20대를 넘어 10대도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굿즈 시장에선 이미 '큰손'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웹툰 팝업 몰린 팬덤소비 주역은 '1020'

    팬덤소비 주역인 1020세대가 웹툰 IP 굿즈 시장에서도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개막 첫날 롯데월드몰 곳곳에서 진행된 웹툰 관련 팝업스토어 12곳은 1020 소비자들로 붐볐다.


    웹툰 '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에서 만난 김민정 씨(26)는 "오늘 20만원 정도 쓸 생각"이라며 "지난해 성수에서 열렸던 마루는 강쥐 팝업에서도 15만원을 썼다. 원래 캐릭터 IP 사는 걸 좋아하진 않았지만 한번 확 빠지니 헤어 나올 수 없더라"라고 말했다.

    팬덤파워는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개막 전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마루는 강쥐, 외모지상주의 팝업은 개막 전부터 사전예약 티켓이 매진됐을 정도다. 김 씨는 "이번 팝업도 오려고 사전예약 첫날부터 대기를 탔다"며 "홈페이지 들어간 순간 대기 번호 1000번 대를 받았다.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는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월드 웹툰 페스티벌은 '웹툰 종주국' 위상을 강화하고 웹툰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시작된 행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주최하는 국내 웹툰 관련 최대 규모 행사로, 웹툰에 대한 전시·체험·무대 프로그램부터 IP 굿즈 팝업까지 마련됐다.
    웹툰, 접근성·간결함 갖춰 10대 사이 인기↑

    웹툰 IP가 10대 사이에서 떠오르는 이유는 간결함과 접근성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모지상주의 팬인 김민정 양(14)은 "일단 그림체가 잘생겨서 좋다. 애니메이션은 길면 40분씩 돼서 쉽게 질리는데 웹툰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조연아 양(15)도 "애니와 다르게 웹툰은 무료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더 잘 보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웹툰 콘텐츠 소재도 1020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한몫했다. 양지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마블, 디즈니 같은 카툰과 달리 웹툰은 일상친화적 소재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현 시점의 일상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1020에게 훨씬 어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행사장에서 웹툰 IP 시장 가치는 '팬덤'을 통해 확인됐다. 방문객들은 웹툰 IP는 일반 캐릭터 IP와 달리 서사를 기반으로 해 오랫동안 팬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송성민 군(13)은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을 봤다"며 "보고 있는 웹툰이 10개가 넘는다. 전독시 때문에 가족들에게 웹툰 페스티벌에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송 군과 함께 행사장을 방문한 어머니인 권신애 씨(43)는 "산업이 커지고 있는 게 실감 난다"며 "게임 쪽에서도 페이커가 나온 것처럼 웹툰을 보지 말라고 막기만 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취향소비가 팬덤소비로 이어지는 '1020'

    특히 10대 팬덤은 더욱 강한 응집력을 보였다. 같은 웹툰을 좋아하는 팬을 오픈채팅에서 모아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같이 활동하는 식이었다. 취향소비가 팬덤소비로 연결된 것이다.


    전예서 양(13)은 오픈채팅에서 외모지상주의 10대 팬 5명을 모아 함께 팬덤활동을 하고 있었다. 전 양은 "두 달 전에는 부산에서 열린 팝업에 모두 같이 갔다"며 "오늘 팝업을 위해 추석에 받은 용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앞서 오 양과 함께 온 김소희 양(14)은 "친구가 여기 활동을 하고 있어서 같이 와봤다. 친구 빼고 모두 처음 본 사이지만 좋아하는 걸 같이 공유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10대 사이에서 이뤄지는 취향소비는 팬덤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소셜미디어(SNS)나 인터넷 사용이 활발한 10대들 사이에서 그룹핑이 흔히 일어난다"며 "이들은 단순 구매에 그치지 않고 이후 SNS에 인증 후기 글들을 올리는 등 네트워크 효과까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P 산업에서는 1020이 핵심 타깃"이라고 말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월드 웹툰 페스티벌의 목적 중 하나는 웹툰 IP 굿즈 사업을 통해 산업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라며 "행사를 통해 웹툰 중소기업의 상품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브랜드 협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의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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