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0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스테이블코인이 스마트 계약을 통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화폐로 디지털 플랫폼 환경에서 사용되면 디지털자산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다만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법화(원화) 가치에 직접 기반하는 화폐 대용재이므로 외환 규제·금융산업구조·통화정책 등에 미치는 광범 위한 영향과 도입에 따른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비허가형 분산원장' 기반으로 발행될 경우 외국환은행 중심의 외환 규제체계를 우회하는 국가 간 자금이동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비은행에 발행을 허용할 경우 지급결제 전문 은행업 허용, 산업·금융자본 간 이해 상충 및 경제력 집중 방지 등 금산분리 원칙과 충돌한다고 짚었다.한은은 이런 점을 고려해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을 통한 발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금도 높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우선 허용해 리스크를 점검한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통화·외환·금융당국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만큼, 범부처 차원의 규제 대응을 위한 유관 부처 간 합의 기반 정책기구의 구성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한은은 "미국도 지니어스 법에서 재무부,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예금보험공사로 구성된 인증심사위원회를 설치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또 기존에 연구하던 예금 토큰 상용화도 병행해 추진키로 했다. 지난 4~6월 실거래 사용 테스트를 진행했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국고금 관리 개선 시범사업에 이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예금토큰은 결제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생태계 및 국가 간 송금 분야에서 주로 쓰일 것"이라며 "시장수요 등에 따라 상호 경쟁적·보완적 관계를 가지면서 공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