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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특수합금 시장 잡아라…세아 "매출 3%→20% 올려 세계 5위 도약"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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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특수합금 시장 잡아라…세아 "매출 3%→20% 올려 세계 5위 도약"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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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찾은 세아창원특수강의 경남 창원 특수제강 공장. 펄펄 끓는 전기로 뚜껑을 열자 1600℃가 넘는 고온의 플라스마가 천둥 같은 숨소리를 몰아쉬었다. 엿가락처럼 늘어난 벌건 쇳물이 흐른 곳은 이웃한 진공 유도용해로(VIM). 공기 중에서 쇳물을 만드는 일반 전기로와 달리, 고도의 진공 상태에서 불순물을 한 번 더 걸러내는 시설이다.


    쇳물은 이후로도 황과 질소를 걸러내는 서로 다른 '필터'들을 거쳤다. 불순물 함량을 0.01% 이하로 줄인 '고청정 특수합금'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렇게 태어난 제품은 균질한 강도가 핵심인 자주포 포신이나 항공기 날개의 재료가 된다. 세아창원특수강 관계자는 "세아창원특수강의 매출액 중 3%(431억원)를 차지했던 특수합금사업 비중을 5년 내로 약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2030년까지 글로벌 5위 특수합금 공급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 넘어 항공우주까지...'특수합금' 공략
    세아창원특수강은 항공우주 및 방산용 특수합금 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랜트, 조선, 중장비 등 전통 산업의 핵심 소재인 스테인리스를 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특수합금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수합금은 철 이외에 니켈, 티타늄, 알루미늄 등을 섞어 만든 고내열 합금이다. 철강 제품이 버틸 수 없는 극고온 이상까지 발열하는 최신형 전투기와 우주선 등에 들어간다.

    공장 한편에는 니켈합금·티탸늄합금 스테인리스강이 출하를 앞두고 쌓여 있었다. 세아창원특수강이 최근 도입한 우주항공용 열처리로를 통해 가공한 제품이다. 이렇게 완성한 제품은 비접촉 검사 설비 '이머전 울트라소닉 테스트' 장비를 통해 품질 검사를 마친다. 세아그룹은 특수합금의 핵심 원료인 티타늄 생산 설비를 2027년까지 증설하고, 공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5000t급 단조설비를 새로 들이기로 했다.


    세아그룹이 지난해 2130억원을 투자한 미국 텍사스주 특수합금 공장도 내년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공장이 가동하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 보잉 등을 타깃으로 연간 6000t 규모 특수합금을 생산한다. 채민석 세아창원특수강 기술연구소장은 "글로벌 우주항공업체 두 곳과 장기공급계약을 타진하고 있다"며 "카펜터, ATI, 스페셜메탈즈 등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글로벌 소재 업체들을 빠르게 추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년 내 세계 5위권 목표"
    글로벌 특수합금 시장은 항공우주 분야 수요 증가와 공급망 대격변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2032년 세계 특수합금 시장 규모는 728억달러(약 103조원)로, 2023년 343억달러 대비 두 배 넘게 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항공우주·방산용 소재 공급망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세아그룹이 특수합금을 미래 먹거리로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아그룹은 세계 특수합금 절반 이상을 사들이는 미국 시장에서 러시아, 중국산이 빠진 자리를 빠르게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세아창원특수강은 지난 2년간 연구개발 투자를 2022년 184억원에서 2024년 326억원으로 늘려 우주항공용 특수합금 소재 기술 개발에 쏟아부었다.




    재빠른 전환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고청정 특수강 제조에 특화한 생산체제가 있다. 항공우주 소재는 미세한 균열도 치명적인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청정 공정이 기본 소양이다. 세아창원특수강 공장에는 VIM뿐 아니라 진공에서 황 성분을 걸러내는 전기슬래그 재용해로(ESR), 용존 가스를 제거하는 진공아크 재용해로(VAR) 등 다양한 설비가 모여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수년간 고청정 제조 노하우를 쌓은 결과 AS9100, 내드캡(NADCAP) 등 항공우주 소재 국제 인증을 일찌감치 획득했다"며 "보잉, 프랫 앤드 휘트니 등 미국 OEM 업체들의 개별 인증 획득 작업에도 속도를 올려 3년 내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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