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7일 15: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신탁이 서울 테헤란로 일대 우량 오피스를 기초 자산으로 담은 리츠 상장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리츠 사업에서 활로를 찾는 신탁회사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자산신탁이 보유한 하나오피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리츠 상장을 위해 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과 공동주관 계약을 맺었다. 상장 시기는 내년 3월께로, 공모 규모는 1200억~1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나자산신탁은 지난해 하나오피스리츠를 설립하고 서울 역삼동 '하나금융 강남사옥'을 282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올해 하나오피스역삼리츠를 설립해 역삼동 '태광타워'를 1797억원에 매입했다. 하나자신탁은 하나오피스리츠에 하나오피스역삼리츠를 자(子)리츠로 편입해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하나오피스리츠는 하나오피스역삼리츠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하나오피스리츠는 하나금융 강남사옥과 태광타워를 기초로 약 4500억원의 AUM으로 출발하게 된다. 두 빌딩 모두 테헤란로와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 인접해 입지 조건이 우수한 데다 각 그룹 계열사들과 임차 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흐름이 예상된다. 하나자산신탁은 공모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기초자산을 매입하는 데 끌어 쓴 차입금을 변제하는 데 사용하게 된다.
국내 신탁사 10여 곳 중 대부분은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획득하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리츠사업본부를 설립해 리츠를 운용하고 있다. 1~2개 부동산 자산을 기초로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인 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리츠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다.
다만 신탁회사가 리츠 사장에 나선 사례는 드물었고,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폐쇄형 사모 리츠가 주를 이뤘다. 공모에 나설 경우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 데다, 상장 후에도 주주가 다양한 탓에 자산매각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어 리츠 상장에 도전하는 신탁회사는 거의 없었다. 리츠 업계 1위인 코람코자산신탁만이 신탁회사 가운데선 유일하게 현재 3개 상장 리츠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이 리츠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신탁업계를 주축으로 한 공모 리츠 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리츠 업계 관계자는 "PF 불황 장기화, 책임준공 미이행 관련 손해배상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탁업계가 리츠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