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 사기·납치·감금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BJ 아영(본명 변아영)의 의문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변씨는 2023년 6월 2일 지인 A씨와 함께 캄보디아에 입국, 나흘째 되는 6월 6일 프놈펜의 한 공사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시체는 발견 당시 붉은색 천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시신을 둘러싼 천에 묻은 지문 감식을 통해 현지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를 용의자로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4일 변 씨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병원을 찾았고, 치료받던 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변씨는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등에서 BJ아영으로 활동해왔으며 아프리카TV 구독자 16만명, 인스타그램 팔로어 25만명 등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였다. 하지만 지난 3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활동을 중단하고 "당분간 평범한 사람으로 살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변씨는 2021년부터 여러 차례 캄보디아로 오갔고, 활동 중단 이후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변씨는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수액 또는 혈청 주사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 경찰은 진료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여 왔다. 특히 시체 상태와 관련해 캄보디아 경찰 측이 성폭행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사건 관련해 여러 의혹이 나왔다.
실제로 시신 발견 당시 피해자가 속옷 상의를 입지 않은 상태였고, 속옷 하의도 거꾸로 입고 있었다며 이같이 의심했다. 현지 수사 관계자는 2023년 7월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사인은 질식으로 보인다. 그래서 병원에서 약 부작용을 의심한 것"이라며 "시신에서 고문 등 외상은 확인할 수 없었으며 마약 검사를 했으나 음성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인 부부는 "그가 주사를 놔달라고 했는데 저는 놔주지 않았다. 그 전부터 이미 몸에 주사 자국이 있었다"며 "주사를 놔주지 않으니 그냥 잠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보니 거품을 물고 의식이 없어서 구급약을 먹이고 산소를 공급했지만 사망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시신유기는 인정한다. 당황하고 무섭고 돈도 없었다"며 "시체유기로 벌 받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자기 아내는 범행을 몰랐다는 주장도 펼쳤다.
현지 경찰은 중국인 부부를 고문을 동반한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한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현지 조직에 의해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이 알려진 후, 현지에서 보이스피싱과 연계된 해외 범죄 조직이 한국인을 감금하거나 강제 노동에 동원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취업 사기·감금 피해가 급증한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하는 한편, 여타 지역에 대해서도 기존에 발령된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현재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중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경보 4단계에 해당하는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된다. 시하누크빌주는 출국 권고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3단계가 발령됐다.
외교부는 여행금지 발령에 따라 해당 지역에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