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14일(현지시간) "디앤젤로가 오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의 가족은 "우리 가족의 빛나는 별이 이 생에서 빛을 거두었다"며 "그가 남긴 감동적인 음악의 유산에 영원히 감사한다"고 밝혔다.
디앤젤로는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오순절 교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교회 합창단에서 일찍부터 음악적 재능을 드러냈고, 16세에 '쇼타임 앳 더 아폴로(Showtime at the Apollo)' 아마추어 경연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1995년 데뷔 앨범 '브라운 슈가(Brown Sugar)'로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 플래티넘(100만장 이상 판매)을 기록하며 네오소울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2000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부두(Voodoo)'는 평단의 찬사와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거뒀다. 이 앨범으로 그는 2001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알앤비(R&B) 앨범상'과 '베스트 남성 알앤비 보컬 퍼포먼스상' 을 수상했다.
앨범 수록곡 '언타이틀드(Untitled·How Does It Feel)'의 뮤직비디오는 파격적인 연출로 큰 화제를 모았다. 상반신이 드러난 채 카메라를 응시하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팬들의 열광을 불러일으켰지만, 한편으로는 선정성 논란을 낳았다. 이로 인한 심리적 부담 탓에 그는 10년 넘게 음악 활동을 중단했다.
디앤젤로는 2014년 앨범 '블랙 메시아(Black Messiah)'로 복귀해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이후 밴드 '더 뱅가드(The Vanguard)'와 함께 활동하며 깊이 있는 소울 사운드를 선보였다.
NYT는 "디앤젤로는 2000년 앨범 '부두'로 성공하기까지 몇 년간 당대 소울 음악 혁명을 선도한 인물이었다"며 "그의 히트곡들은 흑인 팝 음악 전통의 단순한 부활이 아니라, 그것의 변혁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소속사 RCA는 "그는 소울, 펑크, 가스펠, R&B, 재즈를 힙합 감성으로 완벽히 융합한 독보적 아티스트였다"며 "그의 음악은 앞으로도 세대와 세대를 넘어 영감을 줄 것"이라고 애도했다.
디앤젤로는 가수 앤지 스톤(Angie Stone)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두었으며, 앤지 스톤은 올해 3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공연 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올해 5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루츠 피크닉(Roots Picnic)' 공연을 건강 문제로 취소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최근 수술 이후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공연이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문의의 권고를 받았다"며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되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디앤젤로는 생전에 "음악은 내게 설교와 같다"고 말하며, 음악을 영혼의 언어로 삼았다. 그의 노래는 지금도 전 세계 소울 팬들의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