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15일 3분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20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인수합병(M&A) 투자가 54% 줄었고, 그린필드(생산시설) 투자도 6.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1%, 서비스업이 6.9%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반기 국내 정치 불안과 미국발 통상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M&A 거래 위축, 환율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며 “지난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투자 신고액이 58.9% 늘어난 반면 유럽연합(EU·-36.6%), 일본(-22.8%), 중국(-36.9%), 홍콩(-77.2%) 등이 모두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특정 대형 투자 건이 수치를 끌어올린 것이 아니고 전반적인 투자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했다”며 “미국 기업들이 통상 불확실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한국 시장 진출이나 기술 협력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을 생산기지로 삼아 미국으로 수출하는 유럽·일본·중국 기업들과 달리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 들어 국내로 유입된 FDI 도착액은 112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 줄었지만, 미국은 29억7000만달러가 들어오며 99.7% 증가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로봇, 2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 투자가 꾸준히 이어졌다.
산업부는 “정보통신, 특히 AI 분야 투자는 지속되고 있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AI·반도체·소재·부품·장비 등 첨단산업을 겨냥한 해외 IR(기업설명회) 활동을 지속하고, 현금·입지 지원 등 인센티브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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