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을 비판하는 야당을 향해 여당이 '반중', '혐중' 음모론에 편승했다고 지적한 가운데, 여당 지도부 소속인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해당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화제다. 반색한 야권 지지자들은 이 최고위원을 '보수 여전사'로 다시금 치켜세웠다.
이 최고위원은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을 언급하면서 "대부분의 국제 마피아들은 중국 출신"이라며 "캄보디아 내부의 국제범죄 조직은 소말리아 해적과 유사한 산적 같은 범죄 조직이자, 국제 범죄 마피아로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캄보디아를 단속하고 토벌한다 해도 풍선효과로 인해 (국제범죄 조직이) 동남아 등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며 "혹여 이런 범죄자들이 또 우리나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마약 범죄에 대부분 사형을 집행할 정도로 굉장히 엄격히 처벌하다 보니, 중국 마피아들이 동남아, 특히 매우 친중적 국가인 캄보디아로 흘러들어와 암약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외교 당국에서 캄보디아뿐 아니라 중국에도 자국 범죄자들을 송환하고 함께 단속하도록 얘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2일에도 캄보디아에 대한 '군사적 조치'까지 거론하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나 테러를 일으킬 경우 끝까지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캄보디아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자국민 보호를 위한 자력구제 등 군사적 조치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은 국내 중국인들의 범죄 행위 가능성을 거론하며 무비자 입국 정책을 반대한 국민의힘 인사 나경원 의원, 김민수 최고위원 등의 주장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그간 민주당은 이런 국민의힘의 주장에 "무분별한 혐중 정치"(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민주당 지도부 소속인 이 최고위원이 국민의힘과 유사한 주장을 내놓은 형국이다.
이 최고위원의 이번 발언을 다룬 보도에는 야권 지지자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단 "보수 여전사 이언주 다시 돌아와라.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 노릇은 어울리지 않는다", "옳은 말이다" 등 댓글이 많은 반응을 얻었다. 반면 "국민의힘으로 다시 가라", "철새" 등의 댓글도 포착됐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했다가 문재인 패권에 반발해 2017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바른미래당을 거쳐 2020년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했지만,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다가 2024년 1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탈당 한 달 만인 2024년 2월 "생각이 짧았다"며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어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