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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10기가와트(GW) 규모의 인공지능(AI) 칩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감이 더해지며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오픈AI와 브로드컴은 13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차세대 AI 클러스터용 가속기 및 네트워크 시스템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오픈AI가 설계한 AI 칩과 시스템을 브로드컴이 맞춤형으로 개발·공급하게 된다.
브로드컴은 오픈AI가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에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2029년 말까지 10GW 규모의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10GW는 뉴욕시의 최대 전력 수요와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양사는 브로드컴이 공급할 칩의 단가나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계약 규모가 약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약을 위해 브로드컴과 18개월간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최근 맞춤형 AI 칩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며 AI 반도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픈AI와의 대형 계약이 브로드컴의 AI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크 탄 브로드컴 CEO는 "더 나은 첨단 모델과 초지능을 향해 나아갈수록 최고 수준의 컴퓨팅 성능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며 "자체 칩을 개발하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약 10% 급등한 356.7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브로드컴 주가는 약 54% 상승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약 34%)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엔비디아(2.82%), TSMC(7.92%), 마이크론테크놀로지(6.15%)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정면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투자심리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