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광현 국세청장이 취임 한 달여 동안 국세청 본청·지방청 조사국 과장급 70%를 교체(전보 조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문재인·윤석열 정부 첫 국세청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조사국 과장 평균 전보 비율인 43.4%를 26.6%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 청장은 지난 7월 취임 후 한 달여 동안 국세청 본청·지방청 조사국 과장급 정원 40명 중 28명을 교체했다. 조사국별로는 본청 조사국 과장급 6명 전원이 전보됐고, 정기 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청 조사1~3국 과장급은 10명 중 9명이 바뀌었다.
비정기 세무조사를 맡아와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청 조사4국 과장급은 4명 중 2명이 전보됐다. 과장급 중에서도 본청 조사국과 서울청 조사1~4국 과장급 85%를 교체하는 대대적 인사를 한 것이다.
전임 윤석열 정부 첫 국세청장으로 임명된 김창기 전 청장은 취임 한 달여 만에 조사국 과장급 실무진 40%를 전보했다. 본청 조사국을 포함해 서울청 조사1~4국 과장급 전보 비율은 50%였다. 문재인 정부 첫 국세청장인 한승희 전 청장은 취임 한 달 만에 조사국 과장급 실무진 47.2%를 전보했고 본청·서울청 조사1~4국 과장급 전보 비율은 50%로 김 전 청장과 비슷했다.
경제계에선 임 청장이 대규모 조사국 교체 인사를 한 배경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엘리트 조사통’인 임 청장이 정부의 세수가 악화한 상황에서 기업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임 청장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현장 출장 중심의 낡은 조사 방식을 혁신하겠다”면서도 “악질적인 탈세와 체납은 강력히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대미 관세 협상 장기화와 통상 환경 악화 등으로 힘든 기업이 이중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기업 하기 좋은 세정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청장의 조사국 과장 대거 교체가 세수 기여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