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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후테크, 韓 차세대 성장 엔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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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후테크, 韓 차세대 성장 엔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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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ESG] 칼럼




    기후테크 산업은 인간에 의해 가속화된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이나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적응 기술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후테크로 불리는 기후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 연구실의 연구가 논문이나 특허로 끝나 실제로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수익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막는 것이 돈 되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망가진 기후를 돌려놓는 일, 즉 기후 회복은 비용이 아니라 인류가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수익성 높은 투자가 될 것이다.


    미국의 전설적 벤처 투자자 존 도어는 “기후 위기는 우리 일생, 세기의 가장 큰 기회이며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삶에서 가장 큰 경제적 기회”라며 “향후 10년 동안 2500만 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6년 이후 사실상 은퇴처럼 보이던 세계적 투자자가 2021년 11억 달러(약 1조5700억 원)라는 거액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기부하며 한 말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빌 게이츠도 마찬가지다. 한때 디지털 혁명을 이끌던 그가 기후테크 중심의 복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2016년 전 세계 억만장자들을 모아 기후테크 펀드를 만들어 무탄소에너지에 투자하고, 여러 국가와 협력해 기후테크 기술 상용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결국 존 도어와 빌 게이츠 같은 거인의 어깨를 흔들어 잠에서 깨운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더 이상 선과 악의 논리가 아니다.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새로운 길이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탄소집약적 경제성장은 더 이상 밝은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다.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기후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각국은 역내·외 가릴 것 없이 산업, 금융, 에너지 등 주요 경제 부문에서 규제를 도입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단순한 산업변화가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것이 지금 전 세계가 마주한 현실이다. 탄소가격제와 기후 공시가 의무화되고 자본은 빠르게 ‘친(親)기후’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국가 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비용 절감이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 능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결국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지 못하는 국가는 성장의 엔진을 잃고 미래의 문 앞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은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첫 설계를 시작하려 한다. 미래를 위한 설계도, 이 도면 위에 어떤 선을 그리느냐에 따라 한국의 경제, 미래 그리고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기후테크 산업을 국가 성장의 축으로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 중심의 지원을 넘어 기술 상용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민간투자 촉진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 탄소감축 기술, 에너지 전환, 기후 금융, 리스크 대응 등 핵심 분야에 대한 ‘기후테크 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 이제 제대로 한번 시작해보자.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서울대 기후테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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