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무역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드레이크 호텔에서 열린 '2025 WCD(세계여성이사협회·Women Corporate Directors) 비저너리 어워즈'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상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영원무역은 여성 고용을 늘리는 등 기업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실천한 성과를 인정 받아 '이머징 리더십(Emerging Leadership)' 부문에 선정됐다.
설립 25주년을 맞이한 WCD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3700여명의 여성 이사회 임원들이 소속된 글로벌 비영리 단체다. 비저너리 어워즈를 통해 탁월한 거버넌스, 재무 성과, 다양성 실현에 기여한 기업과 리더를 선정해왔다.
그동안 몽클레르, 시세이도 등 글로벌 유명 기업들이 수상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성기학 회장은 "이렇게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영원무역을 대표해 수상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해준 많은 여성 임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한 것이 결국 회사의 더 큰 성과 창출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여성이 남성과 똑같이 존중받는 사회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원무역은 설립 이래 ‘사람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여성 인력의 성장과 리더십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국내 본사 기준 여성 임직원 비율은 약 70%, 여성 관리자(부장급 이상)는 약 60%에 달한다. 또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보다 약 1년 6개월 더 길다. 영원무역이 안정적인 근무 환경과 성장 기반을 갖춘 포용적 조직문화를 실현해 왔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또 방글라데시 등 해외 생산법인에서도 1980년 진출 이후 여성 고용을 대폭 확대해왔다. 현지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지위 향상에 기여해왔다. 이를 통해 영원무역은 단순한 제조기업을 넘어 여성 역량 강화와 포용적 리더십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성 회장은 이 같은 공로로 2016년 전문직여성 한국연맹(BPW KOREA)으로부터 '제22회 BPW 골드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이는 양성평등과 여성 일자리 창출, 일·가정 양립 등에 기여한 여성친화기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온 남성 최고경영자(CEO)에게 주는 상이다. 성 회장은 당시 수상 소감을 통해 "특별히 여성 우대를 찬성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며 "일 잘하는 사람을 뽑고 대우해준 것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수상에 대해 성 회장은 "처음 WCD 코리아로부터 이 상에 대해 연락을 받았을 때 매우 영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웠다"며 "이토록 권위 있는 상을 받을 자격이 과연 나에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 상을 계기로 우리 회사가 어떻게 점차 많은 여성 임원을 두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며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는 어느새 우리 회사의 정체성이 됐다"고 덧붙였다.
영원무역그룹의 1호 여성 임원은 2001년 이흥남 영원무역 이사(현 사장)였다. 이 사장은 1976년 입사해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원무역의 임원은 전체 22명(2024년 말 기준)인데 이 중 10명이 여성이다. 그룹 전체로 보면 영원무역 10명, 영원무역홀딩스 2명, 영원아웃도어 5명 등 총 17명이 여성 임원이다.
성 회장은 수상소감을 통해 "그동안 영원무역을 이끌어오면서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그 덕분에 우리 회사는 더 강해졌고 종종 다른 기업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WCD 수상을 통해 인정받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존중받고 가치있게 평가받으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