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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그는 쌓고 허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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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그는 쌓고 허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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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추상조각의 거장 전국광(1945?1990)의 세계를 다시 소환하는 특별한 전시가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돌을 쌓고 허무는 조각의 행위를 사유로 확장시킨 작가의 여정은, 예술이 물질을 넘어 존재를 말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전국광: 쌓는 친구, 허무는 친구'
    2025.9.24 ~ 2026.2.22,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적(積) 시리즈'로 대표되는 전국광의 조각은 쌓는 행위 그 자체를 작품으로 전환시킨다. 돌 하나를 올리고, 다시 하나를 얹는 단순한 반복은 그에게 시간의 층위이자 자연의 에너지였다. 그의 조각에는 서두름이 없다. 오직 쌓아 올리는 지극한 행위가 형태를 만들고, 그 형태가 곧 그의 언어가 된다.




    그 결정적 전환점은 1970년대 국전 대상작 '매스의 비(碑)'다. 물질의 무게보다 조형의 긴장감과 균형을 중시하며 ‘무게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한 작품이다. 이 시기부터 전국광은 물질을 다루는 조각가를 넘어, ‘사유의 조형가’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비워야만 존재할 수 있다'는 철학을 조각으로 승화했다. '허무는 친구: 적(積)의 적(適)'이 그것이다. 매스에서 벗어나고자 다양한 실험을 통해 최소한의 볼륨으로 최대한의 매스(감)을 표현한 '매스의 내면' 시리즈. 남겨진 형태는 공허하면서 단단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자필 원고와 육성 녹음, 스케치 등 방대한 아카이브가 최초로 공개되며, 야외 조각정원에는 실제 작품의 제작에 앞서 형태를 실험하기 위해 만드는 마케트 30여 점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쌓는 친구이자 허무는 친구’였던 고집스럽고 재치 넘치는 한 예술가의 생애, 물성과 사유의 긴장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 고요히 흐른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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