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2~3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겁니다. 그때부터는 벌어들인 이익을 소상공인을 위해 재투자하는 사업구조가 확실히 구축됩니다.”
전성호 신한은행 땡겨요사업단 대표(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출범 당시 목표로 내건 ‘1원만 남기는 배달 플랫폼’이 현실화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 대표는 신한은행 오픈뱅킹 구축, 신한금융그룹 통합 앱 ‘신한쏠(SOL)’ 개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 도입 등 신한금융의 미래전략 설계에 참여한 주요 인물로 2021년 6월부터 민관 협력형 배달앱 땡겨요를 이끌고 있다. 땡겨요는 작년까지만 해도 낮은 점유율로 고전했지만,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로 존재감을 높였다. 현재 회원은 약 660만명, 입점 가맹점은 약 27만6000개다.
전 대표는 “소상공인들과 함께 성장하는 전략을 이어간 것이 주효했다”며 “2%대 중개 수수료와 무료 광고, 무료 테이블오더(QR코드 주문) 서비스 외에도 대출을 비롯한 금융서비스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땡겨요는 지난 7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받아 입점 소상공인에게게 시장금리보다 1~2%포인트 낮은 금리로 최대 1억원을 빌려주는 ‘땡겨요 이차보전대출’을 내놓았다. 전 대표는 “올 하반기 633억원, 내년에는 1000억~2000억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때마침 이뤄진 정부의 지원이 이 같은 전략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면서 공공배달앱 소비쿠폰 사업에 650억원을 투입했다. 공공배달앱으로 일정금액 이상을 주문하면 할인쿠폰을 발급해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처음엔 2만원 이상 세 번 주문하면 1만원 쿠폰을 주다가 8월부터 2만원 이상 두 번 주문으로 요건이 완화됐다. 이달부터는 2만원 이상 주문하면 곧바로 5000원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전 대표는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선 최소 4만원을 써야한다”며 “쿠폰이 모두 소진된다면 정부가 투입한 금액의 8배가 넘는 소비가 새로 창출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는 할인을 기대하며 땡겨요 이용을 늘리고, 주문 증가 가능성을 확인한 소상공인의 입점이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배달이 가능한 음식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도미노피자, 동대문엽기떡볶이, 본아이에프, 맥도널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가 속속 입점 중이다. 여기에 전국 각지의 대표 맛집들의 ‘러브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전 태평소국밥, 대구 1980밀면회관, 전주 현대옥 등이 대표적이다. 전 대표는 “입점을 희망하는 가맹점주가 지난해보다 다섯 배가량 늘었다”며 “매장에선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곳들까지 땡겨요가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만큼 인식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땡겨요가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올라타면서 고정비용도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지금은 사업 운영이 필요한 각종 고정비가 주문액보다 많지만 곧 이익을 내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며 “우리가 번 이익은 모두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땡겨요는 ‘소상공인에게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자’는 신한은행의 사회공헌 철학을 실현하는 한 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 대표는 땡겨요를 ‘디지털 생활로드숍’으로 키우는 것을 최종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음식뿐 아니라 숙박, 교통, 세탁 등 일상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한 데 모아 다루겠다”며 “과도한 수수료 등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공급자인 소상공인, 소비자, 지역사회 모두에 이로운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