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9일(현지시간) 18A 공정이 적용된 미국 애리조나주의 ‘팹52’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첫 번째 제품인 노트북용 프로세서 ‘팬서 레이크’를 공개했다. 칩은 내년 출시될 최신 노트북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5㎚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3㎚ 기술을 보유한 TSMC와 삼성전자만이 가능하다. 인텔은 “18A는 미국에서 개발되고 제작되는 가장 진보된 반도체 생산 기술”이라며 “생산량을 늘릴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뒤 최첨단 공정에 대규모로 투자해 왔지만, 올 2분기까지 파운드리 부문 적자가 4조원을 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미국 정부도 8월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며 ‘인텔 살리기’에 나선 상황이었다.
인텔의 ‘변신’에 삼성전자와 TSMC도 2㎚ 공정에 본격적으로 달려들었다. TSMC는 대만 미디어텍의 2㎚칩 시제품 생산에 들어가고,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6의 ‘두뇌’ 역할을 할 엑시노스 2600을 2㎚ 공정에서 양산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도 테슬라에 이어 퀄컴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의 올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삼성전자(8%), SMIC·UMC(각각 5%) 등의 순이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가장 앞선 기술을 공개했지만 중요한 건 외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냐는 점”이라며 “자사 제품 외에 고객사 제품을 만들려면 성능과 수율을 보장해야 하는데 엔비디아, AMD 등이 TSMC와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만큼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