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가 미국 바이오기업 아케로 테라퓨틱스를 인수한다. 인수금액은 7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맞은 노보노디스크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는 아케로 테라퓨틱스를 최대 52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케로 테라퓨틱스는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제약회사다. MASH 등 대사 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왔다. 마이크 다우스다르 CEO는 이번 거래에 대해 “향후 성장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가 대규모 인수합병(M&A) 계획을 발표한 건 지난 8월 다우스다르 신임 CEO가 취임한 후 처음이다. 앞서 다우스다르 CEO는 지난 7월 현재 위고비로 대표되는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를 넘어 MASH 등 심혈관 대사 질환 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부터 인도와 중국 등에서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독점권이 만료될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케로 테라퓨틱스의 후보물질인 에프럭시퍼민은 현재 MASH 치료를 위한 후기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앞서 노보노디스크는 에프럭시퍼민과 동일한 계열인 후보물질 잘페르민의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노보노디스크의 인수 규모는 일반적으로 10억~20억달러 선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노보노디스크가 주당 54달러를 현금으로 총 47억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케로테라퓨틱스의 직전 종가 대비 16.2%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여기에 에프럭시퍼민이 2031년 6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주당 6달러를 더 지급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이번 인수는 비만약 시장에서 치열해지고 있는 일라이릴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다우스다르 CEO 취임 이후 약 11% 올랐지만, 올해 초와 비교해서는 약 40% 떨어졌다. 다우스다르 CEO는 취임 직후인 지난달 9000명을 감원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에반 시거먼 BMO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최근 내부 구조조정과 이번 인수는 다우스다르가 회사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