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심이 ‘비전2030’을 선언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38%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61%까지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미국·멕시코·브라질·인도·영국·일본·중국 등 7개국을 핵심 타깃 시장으로 지정했다. 지역별 소비자 특성과 유통 구조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주력 제품인 신라면, 너구리 등의 입점 채널을 넓히는 한편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K푸드 열풍을 기회 삼아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해서다.
라면에 이어 스낵을 ‘제2의 코어 사업’으로 육성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먹태깡, 빵부장 시리즈 등 히트 상품을 중심으로 해외 거점 마련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스낵 사업을 글로벌 성장축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잠재력이 큰 스낵과 라면을 쌍두마차로 내세우겠단 청사진이다.농심의 글로벌 전략 한가운데에는 단연 신라면이 있다. 1986년 출시 이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은 올해 새로운 글로벌 슬로건 ‘Spicy Happiness In Noodles(S.H.I.N)’을 공개했다. 매운맛(Spicy)이 주는 활력과 한 그릇의 즐거움(Happiness),그리고 국경을 넘어 함께하는 음식(In Noodles)으로서 세계인의 삶을 맛있게 채워나간다는 포부다. 농심은 신라면, 신라면 블랙, 신라면 건면 등 18종의 패키지에 이 문구를 적용했다. 글로벌 체험 공간 ‘신라면 분식’과 오는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ANUGA’ 등 국제 무대에서도 전면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생산 인프라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지난 5월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의 착공식을 열고 본격 건설에 들어갔다. 약 1만1280㎡(약 340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4만8100㎡(약 1만4500평)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하반기 완공 후 3개 라인이 우선 가동되면 연간 5억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부산·구미 공장의 물량을 합치면 농심의 연간 수출 전용 라면 생산량은 총 12억개로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 향후 해외 매출 성장에 따라 최대 8개 라인까지 증설해 생산능력을 약 3배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은 신라면 툼바 등 신제품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도약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며 “마케팅, 브랜드,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 K라면 대표기업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