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5 포스코포럼’에서 그룹 경영진과 함께 세계적 석학들과 머리를 맞대고, 기술 혁신이 불러온 대전환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이룰지 최근 논의했다. 단순히 위기의 원인과 결과를 진단하는 수준을 넘어, 그룹이 직면한 도전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실질적 해법을 찾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포스코포럼은 그룹사 모든 임원이 참석해 대내외 경영 환경을 진단하고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그룹 최대의 전략 토론의 장이다. 특히 올해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규제 강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상 압박 등 복합적 위기 요인이 거세지는 가운데 열려 의미가 남달랐다. 이번 포럼은 ‘대전환 시대, 무엇이 미래를 만드는가’를 주제로 9월 22일부터 이틀간 인천 송도 글로벌R&D센터에서 열렸다.
장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존의 성공 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기술이 초일류 기업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도록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며 “한발 앞서 미래를 읽고 산업 변화를 주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안전 문제에 대해 “안전진단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모든 구성원이 안심하고 창의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며 “국내 제조·건설 현장에 ‘K-세이프티’ 모범사례를 정립하고 확산하는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구체적으로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과 안전 전문 조직 신설 계획까지 언급하며, 안전을 그룹의 ‘최고 가치’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조강연에선 앤드류 맥아피 MIT 경영대학원 교수가 인공지능(AI), 로봇, 양자역학 등 최신 기술 혁신이 사회·경제·산업에 가져올 변화를 짚었다. 그는 기업들이 이 같은 과도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며, 기술을 선도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업만이 새로운 질서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글로벌 탄소 감축 정책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생산성 혁신, 전동화 가속화 등 산업계가 직면한 현안을 놓고 다양한 관점이 오갔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신(新)모빌리티 △AI 전환 △에너지 등 3대 메가트렌드가 다뤄졌다. ‘신모빌리티’ 세션에선 소프트웨어·서비스·항공으로 진화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사례와 시사점이 소개됐다. ‘AI 전환’ 세션에선 로봇 기술 시연을 곁들여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와 기업 대응 방안을 논의됐다. ‘에너지’ 세션에선 화석연료에서 전동화 중심으로 옮겨가는 세계적 전환 속에서 주요 국가와 기업들의 전략을 점검하며, 포스코가 해상풍력과 수소 등 신재생 분야에서 어떤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눴다.
장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 비전을 강조해 왔다. 철강 사업 재건과 이차전지소재 경쟁력 강화 등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추진하면서, 그 실행 원칙 중 하나로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를 내세웠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도 기술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며, 단순히 현재 사업을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그룹의 정체성과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그룹은 포럼 외에도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그룹기술전략회의, 기술 전문가들이 모이는 포스코그룹 테크포럼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사업 전략과 긴밀히 연계하는 체계를 강화해온 통로다. 그룹은 이러한 기술 혁신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하고, 철강을 넘어 미래 신사업 발굴과 지속 성장을 이끌어 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파트너십과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해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