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또 하나의 경사가 생겼다. 바로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유럽팀 우승을 이끈 것이다. 2023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라이더컵 우승 뒤 “골프에서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업적은 원정 라이더컵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밝힌 그는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주에서 끝내 자신의 목표를 이뤘다. 그리고 “내 인생, 내 커리어 최고의 한 해”라며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이날 18번홀 버디로 유럽팀 승리를 확정 지은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역시 “라이더컵은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2년에 한 번 열리는 대륙 대항전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며 애정을 쏟는 것은 바로 팀 경기가 주는 에너지 때문이다. 개인종목인 골프에서 팀 경기는 선수와 팬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다. 나 자신을 넘어 팀을 위해 뛴다는 사명감은 선수들에게 초인적인 힘과 시너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특히 올해 라이더컵은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사흘간 진행된 라이더컵에서 이틀간 팀 매치를 마친 결과 유럽팀이 11.5점으로 미국팀(4.5점)을 압도했다. 미국팀은 단일 국적, 유럽은 여러 국적 선수들이 모였지만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미국 홈 관중이 욕설과 매너 없는 행동으로 유럽팀을 자극했지만 선수들은 조건 없는 응원을 주고받았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의기투합했고, 좋은 장면을 만든 뒤에는 격한 세리머니로 흥을 돋웠다.
단 3.5점만 남겨두고 시작된 최종일, 각 팀에서 12명의 선수가 나선 1 대 1 매치는 예상과 달리 박진감 넘치게 흘렀다. 미국팀은 12점 중 8.5점을 따냈다. 최종 15 대 13으로 유럽팀이 라이더컵에서 우승했지만 개인 매치에서는 미국팀이 유럽팀을 완전히 압도했다. 하지만 이 결과는 미국팀이 유럽팀에 뒤지지 않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도 우승하지 못한 것이 결국 팀워크 때문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
강혜원 KLPGA 프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