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AX 원년' 선포…상담·금융범죄 예방 등 AI 활용

우리은행은 최근 전사적으로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원 업무뿐 아니라 고객 자산관리와 금융범죄 피해 예방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 중이다. 올해를 ‘AX(AI 전환) 원년’으로 선포하고 AI 활용법을 물색하는 데 한창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말 생성형 AI 플랫폼인 ‘Gen-AI 플랫폼’을 업무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4분기 주택청약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AI 청약 상담원, 창의적 이미지 생성 서비스 ‘W-스케치’, 로보어드바이저의 생성 AI 적용 확대 등을 통해 새 AI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 은행은 비슷한 시기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 상담 AI’도 도입했다. 이 AI는 사용자가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K-택소노미 대상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직원들의 심사업무 효율성을 높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을 강화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택소노미는 기업 경영활동이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보호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판단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도입했다. 고객의 투자 목표와 성향에 맞춰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관리하는 ‘우리WON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이다. 우리WON 포트폴리오는 목표 달성(펀드 및 적금), 하이브리드(로보어드바이저 추천 펀드 및 예·적금), DIY(고객이 직접 선택한 펀드), 전문가(금융전문가가 제안한 세 가지 맞춤형 펀드), 로보(AI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배분) 등 다섯 가지 포트폴리오로 이뤄져 있다. 이 은행은 특히 목표 달성과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에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보이스피싱 예방에도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AI를 적용한 체험형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서비스인 ‘하마터면’을 은행 앱 WON뱅킹을 통해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AI가 다양한 보이스피싱 사례를 재연해 고객이 사기범 전화를 받는 상황을 체험해 보도록 했다. 실전 체험 후엔 전문가 해설을 통해 대처 방안도 학습할 수 있다.

우리금융이 AX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걸면서 우리은행의 AI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7월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전사적으로 AX를 추진하기로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파트너”라며 “기술 도입과 인재 육성 등을 통해 AX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