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식시장이 9월 말 기준 연초 이래 13%, 올해 4월 저점부터 34% 오르는 등 투자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지표들은 이미 IT 거품 고점이었던 2000년 3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면서도 당분간 주가의 상승을 전망하는데, 특히 지금이 주가 거품 고점 1년 전인 1999년 초와 유사하다고 평가하는 의견이 많은 듯하다.
2025년 8월(최신 경제지표) 현재를 2000년 주가 고점 1년 전인 1999년 3월이라 가정하고, 두 시기의 주요 경제지표를 점검하여 향후 경기 전망에 참고해 보자.
[표1]에서는 2000년 주가 고점 4년 전인 1996년 3월부터 2000년 12월까지의 실업률과 최근 실업률 움직임을 비교하였다. 현재를 1999년 3월이라 가정하면 두 시기의 실업률은 유사하지만 1990년대 말 실업률은 하락추세였고 최근 실업률은 상승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주식시장 전망을 위한 경제지표 분석에서는 절대 수준보다는 방향성이 더욱 중요하기에 현재 실업률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역사적으로 실업률은 한번 상승세에 접어들면 최소 6%대까지는 올랐기에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표2]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제조업주문(자본재 신규주문) 추이를 비교하였다. 최근 제조업주문 증가율은 2025년 6월을 고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반면에 2000년 당시에는 제조업 상승세가 계속되어 주가 고점 3개월 후인 2000년 6월이 되어서야 증가율 고점에 도달 후 하락하였다.
증가율이 아닌 금액으로 보아도 유사한 모습이다. 제조업주문 금액 역시 올해 6월 역사상 최고치에 도달 후 급락하고 있어 2000년과 비교할 때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표2]의 최근 움직임으로 미루어 볼 때 제조업투자의 정점은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
[표3]은 전년 동월 대비 근원소비자물가 CPI 상승률 추이를 비교하였다. 근원 CPI는 IT 거품 고점 1년 전인 1999년 3월에 현재보다 낮았으며 이후에도 하락 안정화되었으나 최근 근원 CPI는 올해 5월을 저점으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1999년 3월 5.0%였으며 2025년 9월 현재 4.25%이다. 두 시기의 물가와 기준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상대적인 추가 금리인하 여력은 2000년 당시가 더 높아 보인다.
이상을 종합하면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은 1999년보다는 2000년 주가 고점 부근에 유사하여 따라서 긍정적이지는 않다. 다만 주가와 기업이익은 경제추세를 상당 기간 이탈하여 상향하기도 하므로 반드시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 경계감을 가지되 정부의 정책적 대응을 지켜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하자.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 CF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