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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배임죄 폐지 환영…경영판단 원칙도 입법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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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배임죄 폐지 환영…경영판단 원칙도 입법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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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정이 30일 형법상 배임죄 폐지 방침을 밝히자 경제계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정부가 배임죄 대신 추진하겠다는 대체 입법의 내용이 불확실한 데다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상법상 배임죄’는 일단 남겨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경제계가 입법을 통한 명문화를 요구하는 ‘경영 판단의 원칙’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형법상 배임죄를 대신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 상법상 배임죄 굳이 왜 남기나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당정이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기로 한 데 대해 “과도한 형벌로 위축된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기업인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배임죄는 이번에 폐지하기로 결정한 형법은 물론 상법에도 규정돼 있다. 하지만 당정은 상법상 배임죄까지 폐지하는 방안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여권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그동안 검찰 등 수사기관이 상법상 배임죄를 적용해 기업인을 기소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배임을 통한 이득액이 50억원을 넘으면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배임죄는 형법상 배임죄에서만 파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계는 공무원 등에게 두루 적용되는 형법상 배임죄만 폐지하고 대체 입법 등을 통해 사문화된 상법상 배임죄를 되살리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인들의 배임죄 우려를 해소하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상법상 배임죄를 남겨둘 필요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디스커버리 제도 등 대체 입법 검토
    당정이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영 판단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점도 경제계엔 불안 거리다. 당초 배임죄 폐지 논의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로 확대한 상법 개정으로 이사를 상대로 한 주주 소송이 남발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판례는 이사가 주어진 정보를 활용해 회사를 위해 내린 판단에 민형사상 책임을 면책해줬다. 하지만 상법 개정으로 이 같은 판례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입법을 통해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게 재계 주장이다.

    당정은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민사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디스커버리 제도), 집단소송제 도입 확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변론 전에 원고와 피고가 서로 요구한 증거를 제공하거나 교환하는 절차다. 현재 민사소송에서는 소송 당사자가 증거를 수집하고 제출해야 한다. 피해자가 기업 내부 자료를 확보해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증거개시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집단소송제는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에서 일부 피해자가 대표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도 판결의 효력을 동일하게 받는 제도를 말한다. 국내에선 증권 분야에만 집단소송이 허용된다.

    이에 대해 경제계 관계자는 “배임죄를 폐지하고 디스커버리 제도 등을 도입하면 기업이 체감하는 소송 리스크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며 “배임죄 폐지와 강화한 대체 입법을 맞교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익환/이시은/황정수/박시온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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