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기업심리지수(CBSI)는 91.6으로 나타났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하는 지표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심리를 보여준다. 이 숫자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BSI는 비상계엄 직후인 올해 1월 85.9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때보다는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업종별로 보면 비제조업의 CBSI가 90.5로, 제조업(93.4)보다 2.9포인트 낮았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수치가 개선됐지만, 이외 업종에선 수치가 나빠졌다. 제조업 중에서도 내수기업은 CBSI가 89.7에 불과해 수출기업(100.3)보다 10포인트 넘게 낮았다. 소비쿠폰 효과가 당초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0월 전망은 9월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10월 기업 심리 전망은 전월 대비 3.3포인트 하락한 88.5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직후인 올해 1월(-7.2포인트) 후 하락폭이 가장 크다. 시간이 갈수록 소비쿠폰의 효과가 옅어지는 데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장기화하는 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추석 연휴로 영업 일수가 줄어든 점도 기업 심리에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의 경기 전망은 더 어두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날 발표한 ‘2025년 10월 중소기업 경기 전망조사’에 따르면 10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75.4로 조사됐다. 이는 전월(80.3)보다 4.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SBH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수판매가 79.3에서 74.4로, 영업이익이 76.4에서 73.3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