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호 기록학자 김익한 명지대 명예교수가 자유를 주제로 한 신작 <철학, 자유에 이르는 길>을 펴냈다. 국가기록관리제도 확립과 기록학 전문대학원 설립에 앞장서 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철학하는 만큼 인생은 자유로워지고, 기록하는 만큼 자유는 내 것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저자는 자유를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 삶의 기술로 규정한다. 성과 중심 사회 속 자기 착취와 규범의 압박을 넘어서는 과정, 관계 속에서 타인과 함께 역량을 키우며 경험한 이타적 자유 등 개인적 체험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러면서 존 스튜어트 밀, 에리히 프롬, 미셸 푸코, 마사 누스바움 등 사상가의 논의를 끌어와 철학적 사유를 구체적 실천으로 연결한다.
책은 세 단계 여정을 제시한다. 1부 ‘탐색’은 “나는 왜 자유롭지 않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타인의 시선과 내면의 억압을 직시한다. 2부 ‘변화’는 성과 사회가 강요하는 굴레와 결별하고, 역량과 자기 돌봄을 통해 새로운 성장 방식을 모색한다. 3부 ‘성장’은 기록을 통해 삶을 서사로 엮고, 자유를 공동체적 연대 속에서 확장하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각 장마다 제시되는 ‘실천적 성찰’은 독자가 자유를 일상의 습관으로 체화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어른의 자유를 “무엇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고, 그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며 자신의 삶의 서사를 창조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