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제주 가파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마을 조성’ 사업 예산 220억원을 두 번의 회의만 거쳐 배정했던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던 2011년 제주 가파도 ‘카본 프리 아일랜드(Crbon Free Island)’ 사업과 판박이라는 평가를 받는 사업을 정부가 졸속 추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가파도 RE100 마을 조성 사업 예산 편성을 앞두고 지난 7월 23일·8월 18일 두 차례 회의를 거친 후 관련 예산 220억원을 배정했다. 가파도 사업 현장 방문은 지난 7월 10일 1박 2일 일정 한 차례였다.
가파도 마을 조성 사업은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와 고효율 히트펌프 보급 등 탄소중립 마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내년도 정부 예산 220억원을 투입하는 게 골자다. 앞서 제주도는 2011~2016년 가파도 카본 프리 아일랜드 조성 사업에 143억원을 투입해 태양광·풍력 발전기를 설치했지만, 태풍과 해풍 등으로 인한 설비 고장 문제로 발전기 가동률이 저하되는 문제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 구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RE100 강조 코드에 맞추려 산업부가 무리한 사업을 졸속 추진하고 있다”며 “특정 업체들만 배를 불리는 에너지판 ‘대장동 사업’이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